尋劍堂

부끄러움

難勝 2010. 8. 29. 21:00

부끄러움 


恥支一字 所以治君子

치지일자 소이치군자


桶支一字 所以治小人[幽夢影]

통지일자 소이치소인


부끄럽다는 한 글자는 군자를 다스리는 까닭이 되고,

아프다는 한 글자는 소인을 다스리는 빌미가 된다.


군자란 제 이름을 소중히 여긴다.

명예롭지 못한 부귀를 따르기보다 의로운 빈천을 즐겨 감수한다.


그러므로 군자를 다스림은 '부끄러움'을 가지고 해야지 무력의 우격다짐으로는 안된다.


그러나 소인은 다르다.

그들은 육체적 고통을 가장 무섭게 여긴다.

그것이 비록 불의라 해도 조그만 유혹이나 협박에도 금세 넘어가고 만다.


선비는 죽일 수는 있어도 욕보일 수는 없다.

이것은 공자의 말씀이다.


예나 이제나 위기의 냄새를 맡는 본능을 마비시키는 건 권력이다. 권력에 갇힌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기감각도 무뎌진다.


사람은 법의 거울에 자신의 행동을 비춰보며 두려워하고, 도덕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며 부끄러워한다.

세상은 이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교묘하게 섞어가며 사회의 질서를 유지해 나간다. 법의 거울밖에 없는 사회는 부끄러움을 잃게 되고, 도덕의 거울로만 지탱하는 사회엔 두려움이 사라진다. 결과는 다 같이 혼란과 무질서다. 하물며 법의 거울과 도덕의 거울이 함께 망가진 집단의 앞날은 더 이상 물을 게 없다.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큰 욕됨은 없다.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니 그 욕됨이 끝이 없다.

그런데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는 욕됨도 알지 못하니 그것이 문제다.


제 손에 넣을 궁리, 남을 꺾을 생각으로 가득 찬 세상은 얻기만을 탐하면서 부끄러움은 갈수록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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