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꼴뚜기, 메추리, 멍게, 쿤타킨테 - 프로야구 감독 별명 열전

難勝 2010. 8. 31. 10:48

감독들의 별명… 꼴뚜기(넥센 김시진)한테 전화한 메추리(한화 한대화)

金, 마르고 머리는 커서… 韓 "난 생쥐가 좋은데"… LG 박종훈은 '쿤타킨테'


"꼴뚜기 형.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요?" "어. 메추리. 웬일이냐."

지난주 서울 목동야구장 원정 감독실에서 나온 대화다.


프로야구 감독은 우리나라에 8명밖에 없다.

미디어 데이 같은 공식 석상에서는 물론 외부인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선 서로 "김 감독님", "박 감독"이라 예우한다. 그런데 둘만 있는 자리나 술 마실 땐 얘기가 다르다.

 

▲ 넥센 김시진, 한화 한대화, 삼성 선동열 감독의 현역 시절 모습(왼쪽부터)


꼴뚜기는 넥센 김시진 감독의 별명이다. 대구상고 시절부터 그리 불렸는데 김 감독과 친한 이만수 SK 수석코치의 설명은 이렇다. "김 감독이 포항 출신인데 고교 때 삐쩍 마른 체구에 머리만 커 꼴뚜기라고 불렀다!"


이만수 코치의 별명은 익히 알려진 대로 '헐크'다. 그럼 메추리는 누굴까. 한화 한대화 감독의 별명이다. 메추리알을 닮았다고 해태 시절 선배들이 지어줬다는 게 옛 해태 멤버들의 말이다.


이순철 MBC 해설위원은 "원래는 생쥐라는 별명도 있었는데 본인이 워낙 싫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감독은 "메추리보다는 생쥐가 낫다"며 정정(?)을 요구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의 별명은 잘 알려진 대로 '멍게'다.

광주일고 시절 워낙 여드름이 심해 이런 별명이 붙었다. 선 감독 본인은 한때 이 별명을 싫어했지만 이젠 달관했다고 한다. 물론 선 감독은 언론에서 지어준 '무등산 폭격기'나 '국보급 투수'를 더 좋아한다.


두산 김경문 감독의 별명을 아는 야구인은 거의 없다. 공주고나 고려대 시절 튀지 않는 행동으로 기억에 남는 별명이 붙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미국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을 닮았다고 해서 한때 '챔프'로 불렸다는 게 80년대 OB 매니저를 지낸 구경백 일구회 사무총장의 말이다.


조범현 KIA 감독은 선수 시절 '조뱅'으로 통했고,

LG 박종훈 감독은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쿤타킨테'로 불렸다.

SK 김성근 감독에겐 특별한 별명이 없다. 하지만 60년대 초 재일교포로서 국내 실업 무대에서 악착같이 던지던 그의 모습 때문에 당시 야구인들은 그를 근성(根性)의 일본 말인 '곤조'라고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