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치매와 노화

難勝 2010. 9. 17. 06:53

치매증상, 노화로 착각하면 치료 늦다

 

엉뚱한 단어로 잘못 말하면 초기 치매

 

오는 21일은 세계치매협회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다. 또 이에 앞선 16일은 보건복지부와 대한치매학회가 지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지난 2008년 기준으로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8.4%다. 환자수는 42만1천387명(남 16만3천450명, 여 25만7천936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치매환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보건당국은 치매환자가 2050년까지 20년마다 2배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2010이면 약 47만명이 됐다가 2030년에는 약 114만명, 2050년에는 213만명으로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치매환자가 느는 것은 노인인구의 증가가 가장 큰 이유지만, 치매 예방이나 치매 극복 노력이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탓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치매의 날을 맞아 치매증상의 조기 발견과 극복 요령 등을 짚어본다.

 

◇ 치매 걱정은 크지만, 발견은 늦다 = 전문가들은 물건을 잃어버린다거나 단순 계산이 틀리는 증상을 늙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노화현상으로 받아들이지 말하고 지적한다. 이는 치매의 발견이 늦을수록 치매의 치료도 늦어지기 때문이다.

치매의 여러 가지 원인 중 퇴행성 질환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치료가 가능하거나 조기에 발견하면 적어도 더 이상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수두증, 뇌 양성종양, 갑상선질환, 신경계 감염, 비타민 부족증에 의한 치매는 전체 치매의 10-15%를 차지하는데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혈관성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막는 것은 물론 예방할 수도 있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원인이 되는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등 만성 성인병을 철저히 치료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도 치매를 유발하는 만큼 삼가야 한다.

치매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는 최신 항치매약물들이 속속 개발되는 것도 희소식이다.

최근 임상 진료현장에서 치매 여부를 즉시 진단할 수 있는 빠르고 정확한 컴퓨터 치매 진단 도구가 개발돼 조기치매 진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면역치료법, 유전자치료법, 줄기세포치료법 등이 활발하게 연구 중이며, 알츠하이머 백신도 거의 실용화 단계에 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초기치매 증상과 단순 노화현상의 비교

 

▶ 기억장애 : 휴대전화나 리모컨을 자주 잃어버린다.

초기치매 = 좀 전에 썼는지 안썼는지 조차 기억 못 하고 어떻게 찾아야 할지도 전혀 모른다. 물건을 찾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의심하고 비난한다.

단순노화 = `좀 전에 쓰고 어디 뒀더라' 하면서 기억을 되짚어 찾으려 한다.

 

▶ 언어장애 : 대화 중에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초기치매 =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사물을 전혀 다른 단어로 잘못 말하거나, 대화 중 이야기를 놓쳐 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도 한다.

단순노화 = 적합한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지만 엉뚱한 단어를 쓰지는 않는다.

 

▶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 회피(좋아하던 운동이나 취미활동이 시들해진다.)

초기치매 = 운동 규칙을 잊어버리거나 취미활동의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하지 않게 된다.

단순노화 =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그만두는 이유는 흥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 집중력 저하와 계산 착오(공공요금 내는 것을 잊어버리고 계산이 자꾸 틀린다.)

초기치매 = 숫자 계산을 어려워하고, 지금까지 익숙하게 해왔던 일을 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집중이 필요하다.

단순노화 = 아파트 관리비처럼 매달 내야 하는 것을 간혹 잊어버리고 가계부 계산에 가끔 실수를 한다.

 

▶ 성격이나 기분의 변화(사소한 일에도 화내는 일이 잦다.)

초기치매 = 우울하고 의심이 많아진다. 평소에도 긴장이 고조돼 격정적으로 반응한다.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에서도 쉽게 화를 낸다.

단순노화 =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부딪히면 화를 내는 일이 잦다. 본인만의 성향대로 일하려 하고, 이 패턴에서 벗어나면 민감해진다.

 

◇ 치매환자도 재활치료 해야 = 치매도 질병 발생 초기부터 적극적인 인지재활치료를 하면 인지능력의 소실을 최대한 더디게 할 수 있다.

 

인지 재활치료는 손상된 뇌 기능의 회복을 위한 치료와 남아있는 기능을 이용해 소실된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주로 기억력 회복을 돕기 위해 카드, 화투 등을 이용해 물건이나 사건을 연관 짓게 하는 연상법을 사용하거나, 오늘 날짜나 요일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알 수 있는 정보를 주고 나서 곧바로 물어본 뒤 1-2초 후에 또 묻고, 10초 후에 다시 물어보는 식으로 시간차 회생훈련을 한다.

 

또한, 주의력 향상을 위해 일정한 철자를 정한 후 치료사가 읽는 도중에 해당 철자가 발견되면 지적하게 하거나 음악을 틀어놓고 장기나 게임을 통해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치료를 반복한다.

 

이와 함께 치매환자도 일상생활을 영위하려면 근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심폐지구력을 향상시기 위한 `5분정도 걷기'와 `10~20회 정도의 앉았다 일어서기', `30초~1분 정도의 눈뜨고 외발서기' 등의 운동이 추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