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추석 차례법
1. 불교와 추석
추석은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로 한가위 또는 중추절이라고도 한다. 이 때는 봄에서 여름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들이 익어 수확을 거두는 계절이고, 1년 중 가장 큰 만월을 맞이하였으니 즐겁고 마음이 풍족하다.
추석날 첫 번째 일은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는 일이다. 미리 준비한 제물을 차려 놓고 차례를 지낸다. 이 때에 설날과는 달리 흰 떡국 대신 햅쌀로 밥을 짓고 햅쌀로 술을 빚고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차례를 지낸다.
우리가 매년 추석에 올리는 차례는 신라 충담스님이 미륵부처님께 올린 차례에서 시작된 것으로, 음력 설날, 매월초하룻날과 보름, 명정, 조상생일 등에 간단히 음식을 차려놓고 낮에 지내는 제사를 차례, 다례(茶禮) 또는 차사(茶祀)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초하루, 보름을 기렸으나 요즘에는 설과 추석에 지내는 제사만을 차례라고 부른다. 불가에서는 돌아가신 훌륭한 스님의 추모제나 큰스님들의 탄신일, 열반일에 지내는 제사를 다례라고 부른다.
차례는 보통의 음식으로 올리는 기제사가 아니라 정성이 깃든 특별한 음식물에 '귀한 차'를 조상님께 올리고 고마움과 기원을 표하는 특별한 제사다.
언제부터인가 차례에 술을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그렇게 알고 있는데, 이는 임진왜란 때 국가경제가 황폐화되고 도공들이 일본으로 다 붙잡혀갔기 때문에 부득이 영조가 왕명으로 '귀하고 비싼 차 대신 술이나 뜨거운 물, 즉 숭늉을 쓸 것'을 지시한데서 술이 제사상에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차가 있는데고 불구하고 차를 올리지 않고 차 대신 술을 쓰는 것을 규례로 삼아 전례화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차례 때 차를 올리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술이 없으면 제사를 못 지내는 것으로 세간의 생각이 고정되었다. 이제 살림형편이 나아졌으니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술 대신 정성이 깃든 차를 올리는 것이 옳다.
2. 지방쓰는 법
일반가정에 지방을 쓸때 관직이 없는 아버지일 경우,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 어미니일 경우 '현비유인본관성씨신위(顯比孺人本貫姓氏神位)'라고 쓰는데 이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벼슬을 하지 못해 관직을 얻지 못한 사람들은 제사 받을 자격이 없다해서 이름도 성도 못쓰게 하고 학생부군신위로 몰아 넣었으니 죽은 영가도 가슴을 치고 탄식할 일이다. 이로 볼때 위패를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의 이름도 모르는 식의 지방으로 한다는 것은 불효도 보통 불효가 아니다. 크게 잘못된 일이니 불자들은 반드시 이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 불교식 지방은 다음과 같이 쓰면 된다.
(1) 지방 쓰는 법
-. 남자인 경우: 행효(자)(녀)(손자)(손녀) 복위 선 엄부 해주후인 무상 최 공 항 영가(先 嚴父 海州后人 無常 崔 公 恒 靈駕)
( ) 안에는 영가와의 관계를 적습니다.
. 여자인 경우: 선 자모 남양유인 보리심 홍 순 녀 영가(先 慈母 南陽孺人 菩提心 洪 順 女 靈駕)
(2) 지방쓰는 법 2
행효(자)(녀)(손자)(손녀) 복위
-. 남자인 경우: 청신사 자비행 000 영가
-. 여자인 경우: 청신녀 자비행 000 영가
( ) 안에는 영가와의 관계를 적습니다
(3) 제사를 모시는 사람
-. 웃사람인 경우: 伏爲
-. 아랫사람인 경우: 記付
(4) 불명은 후인, 유인 다음에 쓴다.
(5) 두분 부모님이 다 돌아가신 경우는 어느 때나 함께 모신다
3. 불교식 가정 차례 의식
(1) 병풍이 있으면 사용한다. 병풍이 없으면 없는대로 제례를 한다.
(2) 위패와 사진을 잘 모시고 음식을 진설한다.
(3) 생전에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순으로 준비하되, 나물과 과일을 기본으로 한다.
(4) 떡, 나물, 전, 송편, 떡국, 과일 등을 준비하며, 불교적인 차례상은 좌우에 국화등 현란하지 않은 꽃으로 장엄을 한다.
(5) 잔을 올리는 것은 녹차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6) 차례상차림
◎ 제사상 진설법
제사상 차리는 진설법은 지방과 가문에 따라 다르며 옛 학자들의 주장도 한결 같지 않다.
다음에 예시한 진설법은 가장 일반화된 것이며 기본적인 제수를 중심으로 한 것이다.
제사음식의 종류에 따라 당연히 변경될 수도 있지만 각 열은 통일성이 유지되게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 제상진설의 기본원칙
※ 양위가 모두 별세했을 때의 행사(行祀)방법은 합설(合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1) 좌서우동(左西右東)
신위를 어느 쪽에 모셨든 신위를 모신 쪽이 北이 되고 신위를 향해서 우측이 東이며 좌측이 西이다.
(2) 이서위상(以西爲上)
신위를 향해서 좌측이 항상 상위가 된다.
지방을 붙일 때 考位(아버지)를 왼편 즉 西쪽에 붙이는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3) 남좌여우(男左女右)
남자는 좌측 여자는 우측에 모시는 것이 원칙이다.
◎제사상 차리기의 주의할 점
(1) 과실 중 복숭아는 제사에 안 쓴다.
(2) 생선 중에 '치'로 끝나는 꽁치, 멸치, 갈치, 삼치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3) 제사 음식은 짜거나 맵거나 현란한 색깔은 피하는 것을 원칙이다.
(4) 고춧가루와 마늘도 사용하지 않는다.
(5) 설에는 메(밥)대신 떡국을 놓으며 추석 때는 메 대신 송편을 놓아도 된다.
(6) 시저(수저)를 꽂을 때에는 패인 곳을 동쪽으로 메를 담은 그릇의 한복판에 꽂는다.
(7) 두 분을 모시는 양위 합설 때에는 메(밥)와 갱(국)과 수저를 각각 두 벌씩 놓으면 된다.
◎ 진설하는 순서
※ 왼쪽, 오른쪽은 진설자를 기준으로 한다.
※ 신위를 모신 쪽이 항상 북쪽이므로 왼쪽은 서쪽, 오른쪽은 동쪽이 된다.
【제 1 열】 메와 갱을 진설하고 잔을 놓는다.
메(밥)는 왼쪽, 갱(국)은 오른쪽에 올리며 잔은 메와 갱 사이에 올린다.시접(수저와 대접)은 단설의 경우는 메의 왼쪽에 올리며,
양위 합설의 경우에는 고위(考位)와 비위의 사이에 놓는다.
【제 2 열】 적과 전
적은 불에 굽거나 찐 것, 전은 기름에 부친 것이다.
적은 소고기, 닭고기, 생선 등 3가지를 올린다.
고기부침(육전)과 생선부침(어전)을 적의 좌우에는 올린다.
면(국수)은 건데기만 담아 왼쪽 끝에 올리며 편(떡)은 오른쪽 끝에 올린다.
◎ 어동육서(魚東肉西)
어류를 동쪽에, 육류를 서쪽에 진설한다.
◎ 두동미서(頭東尾西)
어류의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진설한다.
【제 3 열】 탕(湯)
◎ 어동육서(魚東肉西)
물고기 탕은 동쪽 육류탕은 서쪽에 진설하고
그 가운데 채소, 두부 등으로 만든 소탕을 올린다.
단(單)탕, 삼(三)탕, 오(五)탕 등 홀수로 쓴다.
【제 4 열】 반찬류
◎ 좌포우혜(左脯右醯)
포를 좌에, 식혜를 우에 놓는다.
포의 종류에는 북어포, 대구포, 오징어포, 문어포 등이 있다.
숙채로는 삼색나물(고사리, 도라지, 콩나물, 숙주나물, 무나물 등에서 색깔이 다른 세 가지)을 올린다.
생채를 올리기도 하는데 그 재료로는 무를 쓴다.
침채(나박김치)는 그 다음에 진설한다.
【제 5 열】 과실(果實)과 조과(造果)
◎ 조율이시(棗栗梨枾) 진설법
욈 편으로부터 조(대추), 율(밤), 이(배), 시(곶감)의 순서로 진설한다. 끝으로 조과류(다식, 산자, 약과)를 진설한다.
참고 : 조율시이(棗栗枾梨)의 순서로 진설하는 집안도 많다.
속설에 의하면,
조(대추)는 씨가 하나로 나라 임금을 뜻하고
율(밤)은 세 톨로 삼정승,
시(감, 곶감)는 여섯 개로 육방관속,
이(배)는 여덟 개로 8도 관찰사를 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홍동백서(紅東白西)로 진설하는 가문도 있다.
붉은색 과일을 동쪽(제관의 우측), 흰색 과일을 서쪽(제관의 좌측)에 진설하고 그 가운데 조과류인 다식, 산자, 약과 등을 진설한다.
따라서 홍동백서로 진설하는 가문은 대추가 가장 우측, 밤을 좌측으로 진설한다.
【향안(香案)】 향로와 향합을 올려놓는 상
향안 위에 향로, 향합, 모사그릇을 올려놓으며 향안 옆에 퇴주그릇, 제주(祭酒) 주전자 등을 놓는다.
◇ 불교식 차례상
차례상 첫줄은 과일과 과자, 둘째줄은 나물류와 식혜, 셋째줄은 채소 탕류(湯類), 넷째줄은 전(煎)과 송편, 차(茶), 다섯 번째줄은 밥(메) 갱(국)등의 순으로 진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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