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고기와 술

難勝 2010. 9. 22. 23:38

 

고기와 술

 

좁은 의미로 인간은 생명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음식을 섭취하여야만 한다. 그 중에서도 유독 불교인들에게만 큰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 있으니 고기와 술에 대한 문제이다.

 

불교의 근본 5계에는 첫 번째인 불살생과 다섯 번째인 불음주의 두 계가 보인다. 이에 대하여 경전에서 고기와 술에 대하여 논의되어지는 것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불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자료로 삼아 보고자 한다.

 

1.고기 식육의 문제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3종정육설(三種淨肉說)이 통용되고 있다.

<십종율> 26에서 3종정육이란 그 동물이 자기를 위해서 희생되는 것을 눈으로 보지 않 고, 귀로 듣지 않고, 마음으로 의심하지 않는 경우의 고기를 말한다. 마음으로 의심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 때문에 도살됐는지도 모른다 하는 희심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경우를 뜻하는 것이다. <능가경>에서는 3종정육설로 동물을 도살해서 그 고 기를 먹는 일을 가르치지 않고, 생각하게 하지 않고, 구하지 않게하고, 권유받지 않 는 경우는 정육으로서 먹어도 되는 것이라고 설하고 있다.

 

한편 대승경전에서의 식육관으로서는 <범망경>중의 48경계라해서 일체의 고기를 먹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 이유로서는 고기를 먹으면 대자비한 불성의 종자를 단절하기 때문이라 한다. 특히 <능가경>에서는 고기를 먹어서 안되는 이유를 14개항에 걸쳐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바,

①일체의 동물은 과거에 있어서 육친관계를 가졌던 일이 있기 때문에

②일체의 고기는 부모의 정액이 화합되어 생긴 부정물이기 때문에

③육식을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혐오감을 내게하여 남을 계도할 수 없기 때문

④악명이 유포되어 성인의 가책을 받기 때문에

⑤모든 사람에게 신용을 잃기 때문에

⑥승려의 육식을 비방하면 삼보를 비방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⑦청정한 불토(佛土)를 찾아 교화하려 하나 육식으로 인하여 청정불토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⑧육식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한가하게 사유하려하나 그렇게 되지 못하기 때문에

⑨사람이 육식을 즐기면 유정물에 공포심을 안겨 주기 때문에

⑩단육으로 출세 해탈의 즐거움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⑪육식을 하면 잠속에서 악몽으로 시달리기 때문에

⑫일체의 동물을 내 몸처럼 사랑하고자 하기 때문에

⑬고기는 탐욕을 일으켜 과식하기 쉬우므로 발병할 염려가 크기 때문에

⑭부처님은 정식을 하는 것만도 자식의 살처럼 생각하라고 가르치고 계시기 때문 이라고 설하고 있다.

 

이상에서 ①이 가장 중요시 되는 것으로서 범망경에 있는 불구존망계(不求存亡戒) 즉, 축생도 선세에 있어서는 자신의 부모였는지도 알 수 없으므로 축생이 피살하려 할 때 그것을 구해주지 않으면 경구죄(輕垢罪)가 된다고 하는 계율도 이와 같은 견해에 기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수문경(文殊問經)에 보면 만일 남을 해하려는 마음을 품지 않고 대자비로 일체중생을 교화시키기 위해서라면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고기를 먹으며 "너의 목숨이 다하여 살려주지 못한다 할지라도 내 몸의 일부가 되는 연고로 나와 같이 부처님 법을 깨달을 지어다" 라는 게송을 부르기도 한다.

 

 

지금껏 서술한 모든 것은 주로 출가 수행하는 수행승에게 대부분 연유된 것이며, 이는 재가 부자들에게도 깊이 생각해 볼 의미가 있으며 살생의 과보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2. 일반적으로 술은 없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술은 커다란 장단점을 함께 지니고 있어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한다. 그러나 불교의 태두리 안에서는 술을 팔거나 마시거나 하는 일은 커다란 금지사항 으로 되어 있다. 즉 술을 팔거나 즐기는 것은 오계 또는 십중금계에 의해서 승,속 모두에게 금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성죄설(性罪說)과 차죄설(遮罪說)의 2 종이 있다.

1)성죄설 : 음주 그 자체를 성죄, 즉 본질적으로 죄악이라고 생각해서 금지하는 것 이다.

2)차죄설 : 음주 그 자체는 본질적으로 죄악이 아닌 것이나, 특계의 방해가 될 것 을 우려해서 차죄, 즉 차지된 죄라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는 구사론 대비바사론 등에서 보이고 있다.

그러면 차죄설에서 염려하고 있는 음주에 의한 지계의 방해란 어떠한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는가? 지계의 방해에 대한 설은 여러 경에서 비슷한 내용을 설하고 있는바 간추려 보이고자 한다.

 

①장아함경에 의하면

첫째, 재물을 잃음

둘째, 병이 생김

셋째, 싸움을 하게 됨

넷째, 악명이 유포됨

다섯째, 화를 자주 내게 됨

여섯째, 지혜가 날로 줄어듦 등으로서 동경(同經)에서는 이러한 육실(六失)을 자아내는 음주는, 재물을 손실하는 행위를 제일로 치고 있다.

 

②사분율에 의하면,

첫째, 안색이 나쁘고

둘째, 기력이 줄어들고

셋째, 시력이 나빠지며

넷째, 어리석은 망상이 나타나며

다섯째, 생활의 수단을 잃게 되며

여섯째, 질병을 증장하며

일곱째, 쓸데없는 판단을 하게 되며

여덟째, 이름없이 악명이 유포되며

아홉째, 지혜가 감소되며

열째, 목숨이 단명해 진다라고 설하고 있다.

 

③분별선악소기경에서는,

첫째, 부자 군신의 의리를 상실케 되며

둘째, 조리없고 어지러운 말을 하며

셋째, 말을 많이 하게 되며 이간질을 하게 되며

넷째, 남의 비밀을 함부로 폭로하며

다섯째, 일체의 참을성이 약해지며

여섯째, 길거리에서도 마구 가로 누우며

일곱째, 언행이 일치하지 않으며

여덟째, 방일하여 걷다가 개천이나 구렁에 빠지며

아홉째, 생업을 돌보지 않아 황폐해지며

(중략) 스물넷째, 취했다 깰 때는 몸이 병든 것 같으며

스물다섯째, 구토를 하면 냄새나는 배설물이 나와, 처자 스스로가 그 소행을 미워하게 되며,

(중략) 서른한번째, 술병을 얻어 황달이 나타나게 되며, ... 등등의 삼십육실을 설하고 있다.

 

이러한 것과 같이 음주는 많은 폐해를 내포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계율로서 지켜지게 된데에는 특정의 사유가 있다.

즉 사분율에 의하면 '샤가타'라 하는 부처님의 제자가 독사를 조복한 공으로 국왕에게서 흑주를 하사받고는 만취되어 추태를 연출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오분율에서는 '샤가타'가 신자로부터 주육 을 대접 받고는 취하여 많은 실수를 저지른 것이 도화선이 됐다고 했으며, 이 외에도 비슷한 내용을 많은 율장들에서 볼 수 있다.

 

이제 술에 대하여 불교경전에서 나타내 보이는 것을 대강 살펴보았으나,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중생들에게 술은 백가지 실수의 근본이 될 수도 있으며, 죽어가는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는 영약도 될 수 있는 것이며, 현대의 각박한 세태를 뛰어넘을 수 있는 지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소가 물을 마시면 젖이 나고,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이 된다" 는 이야기도 있고,

계초심학입문에 보면 앞귀절에 "受五戒, 十戒等 善知持犯開遮"라는 글귀가 있다.

이 뜻은 계를 받아 지니되 그 계의 정신을 잘 파악하여 계를 운용함에 있어 상황과 경 우에 맞게 하라는 의미, 즉 계의 조목과 글자에 얽메이지 말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모든 불자들이 고기나 술에 대해서 의미를 살펴, 몸과 마음을 청정하고 깨끗하게 하여 건강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