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제사 지내기 전 비린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이유

難勝 2010. 9. 28. 05:17

 

 

제사 지내기 전 비린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이유

 

붓다 당시 고행주의자들은 '비린내' 나는 음식 때문에 그 사람이 부정해진다고 생각하였다. 어떤 바라문은 붓다께서 '비린 것' 즉, 생선과 고기를 금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실망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직접 붓다를 찾아가서 '비린 것'과 '부정'의 관계에 대해 붓다께 질문한다. 그러한 내용이 곧 초기경전인 {숫따니빠따(Suttanip ta, 經集)}의 {아마간다 숫따( magandha sutta)}에 실려 있다

 

이 경전에 의하면, 띳사(Tissa) 바라문이 과거불인 깟싸빠(Kassapa, 迦葉佛)에게 닭고기와 함께 밥을 먹으면서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당신이 말한 비린 것이란 어떤 것인가'라고 묻는다. 이에 깟싸빠 붓다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산 것을 죽이는 일, 때리고 자르고 묶는 일, 훔치고 거짓말하는 일, 사기와 속이는 일, 그릇된 것을 배우는 일, 남의 아내와 가까이 하는 일, 이것이 비린내나는 일이지 육식이 비린내 나는 일이 아니다."<Sn. 242.>

 

"이 세상에서 욕망을 억제하지 않고, 맛있는 것을 탐내고, 부정한 생활에 어울리며, 허무론(虛無論)을 가지고 바르지 못한 행을 하는 완고하고 어리석은 사람들, 이것이 비린 것이지 육식이 비린 것은 아니다."<Sn.243.>

 

"난폭하고 잔혹하며 험담을 하고 친구를 배신하고 무자비하며, 몹시 오만하고 인색해서 아무 것도 남에게 주지 않는 사람들, 이것이 비린 것이지 육식이 비린 것은 아니다."<Sn. 244.>

 

"생선이나 고기를 먹지 않는 것도, 단식·나체·삭발·결발(結髮)·먼지, 거친 사슴 가죽을 입는 것도, 화신(火神)을 섬기는 것도, 또는 불사(不死)를 얻기 위한 고행도, 베다의 주문·공양·제사나 계절에 따른 고행도 모두 의혹을 넘어서지 않으면 그 사람을 청정하게 할 수 없다."<Sn. 249.>

 

위에서 인용한 {아마간다 숫따}를 설하게 된 배경이 {숫따니빠따}의 주석서에 설해져 있는데,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아마간다( magandha)라는 바라문이 있었다. 그는 이 세상에 붓다가 출현하기 이전에 고행자가 되어 오백 명의 제자들과 함께 히말라야 기슭에서 살았다. 그들은 생선과 고기를 먹지 않았다. 매년 그들은 자신들의 거처에서 소금과 식초를 구하기 위해 마을로 내려갔다. 마을 주변의 주민들은 그들을 매우 존경했으며, 매년 4개월 동안 환대해 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붓다께서 제자들과 함께 같은 마을을 방문하게 되었다. 주민들은 붓다의 설법을 듣고, 붓다의 재가 신자가 되었다. 그 해에 아마간다와 그의 제자들은 평소와 같이 그 마을로 갔다. 그런데 가장(家長)들은 이제까지처럼 그들을 열광적으로 대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궁금해 하던 그 바라문은 붓다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흥분하였다. 그리고 그는 붓다께서 '비린 것' 즉, '아마간다( magandha; 그는 아마간다를 생선과 고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를 먹었는지 알고 싶어 했다. 그는 붓다께서 '비린 것'을 금지하지 않았다는 것을 듣고 크게 실망하였다. 그러나 그는 붓다로부터 직접 그것에 대해 듣고 싶어서 제따와나(Jetavana, 祇園精舍)로 찾아갔다.

 

붓다는 그에게 '아마간다' 즉 '비린 것'은 생선이나 고기가 아니라 악행(惡行)에 속하는 것이고, 자신은 모든 종류의 악행을 삼가고 피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같은 질문이 띳사(Tissa)라는 고행자가 과거불인 깟싸빠 붓다께 제기했던 것이다. 띳사는 나중에 깟싸빠 붓다의 제자가 되었다. 깟싸빠 붓다와 띳사 사이의 대화는 곧 붓다께서 아마간다에게 설한 {아마간다-숫따}인 것이다. 아마간다 바라문과 그의 제자들은 붓다의 설법을 듣고 승단에 입단했으며, 몇 일만에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위에서 살펴본 {아마간다-숫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사람의 청정 혹은 부정은 음식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

 

스리랑카 출신의 담마난다(K. Sri Dhammananda) 스님의 견해도 {아마간다-숫따}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 그는 육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생선이나 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사람이 부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편협한 신앙, 기만, 질투, 오만(傲慢), 시기와 다른 나쁜 의도들에 의해서 부정해진다. 사람은 오직 자신의 나쁜 생각과 행동에 의해서 부정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비린내 나는 음식을 먹어서는 안된다, 그런 주장의 근거는 없다.

다만 자신의 마음의 문제 일 따름이다.

'尋劍堂'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육식금지  (0) 2010.09.30
스님이 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세 가지 이유   (0) 2010.09.28
우리에게 큰 기쁨은  (0) 2010.09.28
고기와 술  (0) 2010.09.22
삼천배의 유래  (0) 2010.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