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입동(立冬)과 세시풍속

難勝 2010. 11. 4. 04:49

 

 

입동(立冬)

 24절기 중 19번째 절기. 음력 10월의 절기로서 상강(霜降)과 소설(小雪) 사이에 들며, 양력 11월 7∼8일 무렵에 해당된다.

이때부터 겨울로 접어든다는 뜻에서 입동이라 하며, 입동 이후 3개월을 겨울로 여긴다.

일반적으로 입동을 전후하여 김장을 하며, 전라남도 지방에서는 입동 때의 날씨로 그해 겨울 날씨를 점친다.

경상남도 도서지방에서는 입동에 갈가마귀가 날아온다고 하며, 밀양(密陽)에서는 갈가마귀의 배에 흰색 부분이 보이면 이듬해 목화가 잘 된다고 믿었다.

제주도에서도 날씨점을 볼 때, 입동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바람이 심하게 분다고 생각했다. 

 

 

<입동의 풍습>

 옛사람들은 입동기간을 5일씩 3후(候)를 정하여,

① 물이 비로소 얼고, ② 땅이 처음으로 얼어붙으며, ③ 꿩은 드물어지고 조개가 잡힌다고 하였다.

특별히 절일(節日)로 여기지는 않지만 우리의 겨울채비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김장

무수히 쌓인 낙엽 위에 서리가 내려 쉬고 찬바람이 옷깃을 올려준다. 입동엔 벌써 겨울채비가 한창이다. 입동 전후해서 김장을 담근다. 이 시기를 놓치면 김치의 상큼한 맛이 줄어든다. 옛날에는 우물가 냇가에서 부녀자들이 무·배추 씻는 풍결이 장관을 이루기도 하였다. 입동날 날씨가 추우면 그 해 겨울은 추울 것으로 덤을 친다.

경남 여러 섬에서는 입동에 갈가마귀가 날아온다 하고, 밀양 지방에서는 갈가마귀 흰 뱃바닥이 보이면 목화가 잘 될 것이라 말한다. 제주도에서는 입동날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바람이 지독하게 분다고 점을 쳤다.

 

고사

이 시기에 고사 지내는 것이 보통이다.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쪄서 토광, 터줏간지, 씨나락섬이나 외양간에도 고사 지낸후, 농사에 애쓴 소에게도 가져다주며, 이웃집과도 나누어 먹는다. 한해의 노고와 집안의 무사하였음을 감사드리며 이웃과의 일체감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치계미(雉鷄米)

또한 옛날 향약(鄕約을 보면 춘추(春秋)로 양로잔치를 베풀었는데, 특히 입동(立冬), 동지(冬至), 제석(除夕)날에 일정 연령이상의 노인들에게는 치계미(雉鷄米)라 하여 선물을 드리는 관례가 보편화돼 있었다. 비단 논 한 뙈기 밭 한 뙈기 없는 가난한 집에서도 일년에 한 번은 마을 노인들을 위해 응분의 출연(出捐)을 했다.

 

속담

 - 9월 입동 오나락이 좋고 10월 입동 늦 나락이 좋다.

 9월에 입동이 든 해는 추냉이 빨리와서 조생종의 등숙이 잘 되고 10월에 입동이든 해는 추냉이 늦어 등숙기간이 충분하므로 중만생종의 등숙이 잘  된다는 뜻.

 

입동에 김장을 하지 않는 이유

 농사의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입동을 전후로 김장을 담구었으나 근대에 들어와서는 소설(小雪) 전후 로 많이 담근다. 이는 농사 기술의 발달로 소설 전후에 나오는 김장채소가 한번 이상의 서리를 맞아 맛이 더 좋고, 보관성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김치 냉장고가 발달한 요즘에는 적정 김장 시기가 늦어지는 현상이다.

 

 지역별 김장시기는 강원도/경기도 북부 지역이 11월 초중순, 중부지방은 11월 중/하순, 남부지방은 12월 초순이 적당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