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十牛圖 (尋牛圖)게송

難勝 2010. 11. 6. 21:17

 

 

十牛圖 게송

 

옛날 가난한 농가에서는 소 한 마리가 보물처럼 소중한 재산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외양간에 소 한 마리가 없어졌다.

밧줄을 풀고 소를 찾아 나선 사람은 처음 발심한 구도자이지만 실상은 소를 타고 소를 찾는 우스운 사람이란 것을 나중에 깨닫는다.

깨달음이란 찾을 게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부처가 깨달음의 순간에 이뤄진 게 아니다.

깨달음의 순간, 이미 부처였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깨달음 이후, 깨달은 사람이 쓰는 공통 언어가 있다.

저마다 개별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깨달음을 이야기하는 언어는 한결같이 같다는 뜻이다.

 

십우도송의 갖춘 이름은 정주양산에 머문 곽암 화상의 십우도송 및 맹서이다.

십우도를 쓴 곽삼 사원 스님은 서장을 쓴 대해종고 스님과 연배가 비슷한 동시대인이며 두부 모두 오조 법연스님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 외에 뚜렷이 알려진 바가 없다.

 

1. 尋牛

소를 찾는다.

본래 갖춘 자기부처,본래면목,진여본성을 떠난 자가 옳으니 그르니, 좋으니 나쁘니하는 사리분별 가운데서 심우를 찾아 나선다.

 

茫茫拔草 去追尋 망망한 잡초를 헤치고 뒤쫓아 나섰는데

水閑山遙 路更深 물도 산도 아득하여 길이 더욱 깊어짐이여

力盡神疲 無處믹 탈진하고 피로하여 찾을 길이 없던 차에

但聞楓樹 晩蟬吟 저문 날 매미 소리만 단풍 숲에서 들리네

 

2. 見跡

발자국을 본다.

선지식의 법문을 새겨 듣고 소는 보지 못하나 소의 흔적인 발자국을 본다. 하늘을 찌를 듯한 기상이다.

 

水邊林下 跡偏多 물가의 숲 아래에 발자국이 유독 많은데

芳草璃披 見也嚰 방초의 숲을 헤쳐서 어찌 찾아볼 것인가.

緵是深山 更深處 설사 심산에 더 깊은 처소일지라도

遙天鼻孔 怎藏他 하늘로 향한 콧구멍 무슨 수로 숨기랴.

 

3. 見牛

소를 본다.

멀리서 소를 언뜻 본다. 알음알이로 깨닫는 해오의 단계이다. 어떤 사람은 오해해서 진짜 깨닫는 줄 알고 기고만장한다.

 

黃鸎枝上 一聲聲 나무에 앉은 꾀꼬리는 꾀꼴꾀꼴 노래하고

日暖風和 岸柳靑 강변의 푸른 버들은 봄바람에 춤추네.

只此更無 回避處 지금 이 자리에서 달리 회피할 곳이 없는데

森森頭角 畵難成 삼삼한 소의 머리는 무슨 수로 그럴까.

 

4. 得牛

소를 얻는다.

소를 붙들어 얻었다. 거친 번뇌 습기를 떨치기 위해 가행정진을 시작한다.

 

渴盡精神 獲得渠 정신을 통일하여 소를 붙들었으나

沈强力壯 卒難除 제멋대로인 야성은 금방 없애기 어렵네.

時有纔到 高原到 어떤 때는 높은 언덕으로 훌쩍 뛰어갔다가

又入煙雲 深處居 또다시 안개 속으로 깊이 숨어 버리네.

 

5. 牧牛

소를 길들이다.

소의 코뚜레를 잡고 길들여 소가 많이 순해졌다. 심신은 수련에서 한 치를 떠나지 않는다.

 

鞭索時時 不離身 채찍과 밧줄을 잠시도 늦출 수 없음을

恐伊縱步 入埃塵 남의 밭에 들어갈까 염려한 까닭이다.

相將牧得 純和也 길들여진 소가 상통하여 순화되니

鞭鎖無拘 自逐人 채찍을 들지 않아도 절로 주인 따르네.

 

6. 騎牛歸家

소를 타고 귀가한다.

거친 번뇌망상의 굴레에서 벗어난다. 소를 타고 피리를 불며 집으로 돌아간다.

 

騎牛迤邐 欲還家 뚜걱뚜걱 소등에 올라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羌笛聲聲 送晩霞 삘릴리삘릴리 목동의 피리소리에 저녁노을 붉게 탄다.

一拍一歌 無限意 한박자 한 노래가락 이 빼어난 장관을

知音何必 鼓脣牙 지음은 입을 열에서 하필 말을 하려나.

 

7. 忘牛存人

소가 없고 사람만 남는다.

억지 수련이 아니고 물 흐름처럼 수행이 절로절로 잘 된다. 일 없이 한가한 사람이다.

 

騎牛已得 到家山 소를 타고 이미 고향집 뒷산에 도착하였네.

牛也空兮 人也閑 소는 벌써 없고 사람이 한가로움이여

紅日三竿 猶作夢 해가 석자 높이로 떴어도 깊은 잠 꿈속에 있고

鞭繩空頓 草堂間 외양간 채찍 밧줄은 무용지물 되었네.

 

8. 人牛具忘

사람과 소가 모두 없다.

깨달음의 단계이다. 시작과 끝이 없다. 미세한 망상번뇌가 완전히 사라졌다. 이분법 세계가 깨져 범부와 성인 중생과 부처 주관과 객관의 구별이 없다. 반야 지혜의 완성은 원으로 표시한다. 생명이 사라진 불생불멸의 단계에서 조사의 관문을 통과 하였다.

 

鞭索人牛 盡屬空 채찍과 밧줄, 사람과 소가 모두 없네.

碧天遼闊 信難通 푸른 하늘이 멀고멀어 소식 전하기 어려움이여

紅爐焰上 爭容雪 벌겋게 달아오른 난로위에 어찌 눈송이를 용납할까.

到此方能 合祖宗 여기에 조사 마음과 계합하여 통하네.

 

9. 返本還源

본래 자리로 돌아오다.

본래 청정한 자기 본심에서 눈을 뜨면 보이는 청산녹수 모두가 바로 실상 그대로이다. 앞서의 여덟 번째 단계와 이 아홉 번째 단계는 내외관계, 표리관계이다.

 

返本還源 已費功 본래 자리로 돌아오기까지 무척 공을 들였구나.

爭如直下 若盲聾 어찌 곧바로 장님 귀머거리 됨과 같으랴.

庵中不見 庵前物 암자에 살았어도 코앞의 장관을 보지 못하였네.

水自茫茫 花自紅 물이 절로 흐르고 꽃이 절로 붉은 걸.

 

10. 入廛垂手

시정속에 들어가 두손을 늘어뜨리고 다닌다.

이웃과 함께 티끌 속에서 뒹굴며 자비의 손길을 뻗친다. 반야 지혜에서는 한치도 떠나지 않는다. 보살의 중생교화이다.

 

露胸跣足 入廛來 가슴을 풀어 헤치고 맨발로 뛰어든 시정거리

抹土塗灰 笑滿顋 흙재가 묻었어도 하하하 환히 웃는 얼굴

不用神仙 眞秘訣 신선의 특별한 비결 같은 것은 쓰지 않아도

直敎枯木 放花開 봄이면 고목 가지에 꽃이 만발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