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사랑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 두 마리가 서로 사랑을 했더랍니다.
추위에 떠는 상대를 보다 못해 자신의 온기를 전해주려던 그들은.....
가까이 다가서면 다가 갈수록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을 알았지요.
안고 싶어도 안지 못했던 그들은,
자신의 몸에 난 가시에 다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거리에 함께 서 있었습니다.
비록 자신의 온기를 다 줄 수는 없어도 그들로서는 자못 행복했더랍니다.
아프지 않은 사랑은 그처럼 적당한 거리에 서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것인가 봅니다.
가지려 하고, 소유하려고 하는데서 우리는 상처를 입습니다.
빽빽해 보이는 숲도 다가가서 보면 그들은 서로 적당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걸 봅니다.
함께 서 있으나 너무 가깝게 서 있지 않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서로에게 그늘을 입히지 않는 것.
그런게 사랑인가 봅니다.
그래야 그 사랑이 오래 가는가 봅니다.
不可近不可遠(불가근불가원), 참으로 어려운 화두입니다.
얼마나 다가가야 하나 생각하며 망설이다 보면 그만 사랑은 이미 멀어져 가고......
그래서 부처님은 이 세상을 떠나셨는가 봅니다.
오래 계시면,
가까이 다가온 열렬한 지지자에 의해 상처를 받을지도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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