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108 번뇌

難勝 2010. 11. 19. 21:02

 

 

백팔번뇌(百八煩惱)

 

백팔번뇌는 중생이 가지고 있는 온갖 번뇌를 108가지로 열거한 것을 말한다. 원래 108이란 많다는 뜻으로 쓰여졌던 숫자이다.

그러나 불교의 교리심화와 함께 108번뇌의 산출법이 뚜렷하게 생겨나게 되었다. 그 세는 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두 가지 설이 널리 채택되고 있다.

 

첫째는 눈.귀.코.혀.몸.뜻의 육근(六根)과 이 육근의 대상이 되는 색깔.소리.냄새.맛.감각.법(法)의 육진(六塵)이 서로 작용하여 일어나는 갖가지 번뇌에 대한 산출법이다. 육근이 육진을 접촉할 때 각각 좋고(好) 나쁘고 (惡) 좋지도 싫지도 않은(平等) 세 가지 인식작용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곧 3*6=18의 십팔번뇌 가 된다.

또 이 호(好). 오(惡). 평등(平等)에 의거하여 즐겁고 기쁜 마음이 생기거나(樂愛), 괴롭고 언짢은 마음이 생기거나(苦愛),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상태가 생기기도 한다. 이 고. 낙. 사수의 삼수(三受)를 육식(六識)에 곱하면 역시 십팔번뇌가 성립된다. 이와 같은 36종의 번뇌에 전생. 금생. 내생의 3세를 곱하면 108이 되어 백팔번뇌의 숫자를 얻게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풀이이다.

 

두번째의 산출법은 어떻게 수행을 해서 번뇌를 원천적으로 제거할 것인가 하는 수행 실천의 문제를 잘 풀이해 주고 있다. 이것은 사고의 영역과 실천의 영역에 속하는 번뇌를 근거로 하는 산출법이다. 곧 견혹(見惑)인 88사(使), 번뇌와 수혹 (修惑)인 10혹(惑), 번뇌에다 10전(纏)의 번뇌를 더하여 얻는 백팔번뇌설이다.

견혹이란 사고.지식.인식작용에 바탕을 둔 번뇌를 뜻한다. 여기서의 견(見)은 지혜에 의해 얻어진 지식적인 내용을 뜻하며, 혹은 번뇌의 다른 이름으로서 지혜로 제거할 수 있는 번뇌, 올바른 지혜를 번뇌란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 가지고 있는 소견이 잘못된 것인 줄만 깨달으면 곧 없어지는 번뇌이며 보기만 바로 보면 곧 해탈된다는 뜻을 가진 번뇌이다.

수혹은 정서적.의지적.충동적 번뇌로서 그 번뇌의 성질이나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곧 바뀌어지지 않는 번뇌이다. 돈이나 명예나 이성에 대한 탐욕이 바람직하지 못한 줄도 알고 있고, 시기.질투가 나쁜 줄 알면서도 그러한 심리작용이나 습관이 일시에 제거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표면상으로는 견혹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반면, 수혹은 정신의 이면에 뿌리를 내리고 인간의 생을 이끌어가는 번뇌 로서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견혹의 88가지와 수혹의 10가지 번뇌에 탐심과 진심(瞋心)과 치심(癡心)의 근본 번뇌에서 일어나는 10가지 부수적인 번뇌를 더하여 백팔번뇌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