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극락을 꿈꾸다
<극락을 꿈꾸다>는 제목과 달리 가장 인상적인 그림은 아귀 세계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그린 ‘감로도’와 사람이 죽은 후 지옥의 왕에게 심판을 받는 장면을 그린 ‘시왕도’로 언제 어느 절에서 불상 주위의 배경으로 한번쯤은 무심히 지나치며 봤을 듯 한 그림이었다. 절에 가서 사랑과 자비보다는 죽은 후에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것과 업에 따라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사상을 먼저 떠올리다니 내가 불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지식이 그 정도 밖에 안 된다.
나는 부처라고 하면 곧 석가모니를 말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미타불은 뭐고 미륵불은 또 뭔지 관음보살이니 지장보살이니 선재동자니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아프다고 생각했는데 그림을 설명을 따라 차근차근 읽다보니, 책 마지막의 친절한 용어풀이를 읽다보니 이제 어렴풋이 자리가 잡히는 듯 하다.
‘부처’라는 말은 크게 깨달은 자를 뜻하는 보통명사였다. 기원전 6세기에 우리가 보통 석가모니라고 부르는 인도의 왕자 고타마 싯다르타가 출가하여 깨달음을 이루고 불교를 창시하여 ‘부처’라는 말이 석가모니를 부르는 고유명사처럼 쓰이게 되었다.
석가모니는 인도 왕자로 태어나 출가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비둘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저울에 자신을 달았다는 이야기는 뭔지 호랑이에게 잡아먹혔다는 이야기는 또 뭘까 궁금했는데 그건 전생의 이야기(본생담) 란다. 부처로 태어나기 전에 500번이나 환생을 했는데 마하살타라는 왕자로 태어났을 때, 배고픈 호랑이를 위해 스스로 몸을 던져 보시했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 놓았다(마하살타 본생도). 일본 호류지에 있는 다마무시즈시에 그려진 마하살타 본생도는 한 사람이 절벽 위에서 옷을 벗고 있는 장면, 뛰어내리는 장면, 대나무 숲에서 호랑이에게 먹히는 장면을 한 그림 안에 그려 놓았는데 검은 바탕에 붉은 칠로 그린 그림이라 굉장히 강렬하면서도 아름답다. 우리나라 불교회화를 설명하면서 왜 일본에 있는 그림 이야기를 하는 걸까? 일본 학자가 이 그림은 고구려 화가의 그림이라고 했단다. 그러고 보니 책에서 설명하는 그림 대부분이 일본에 있구나. 다시 되찾아 올 방법은 없는 것인지 너무 안타까웠다.
‘내영도’의 부처님은 아미타불로 서방 극락정토를 다스리는 부처님인데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을 거느리고 죽은이를 맞아서 인도하는 모습이다. 관음보살은 사랑과 자비의 부처님으로 버들가지가 꽂혀있는 정병과 대나무로 표현되는데 관세음보살을 외기만 해도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구제할 중생의 정신적 수준에 맞춰 33가지 모습으로 변신하여 나타난다고 한다. (관세음보살 32응탱) ‘수월관음도’에서 볼 수 있는 관음보살은 한없이 인자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강하고 남성적인 얼굴이고, 모든 중생을 보살피는 어머니의 이미지와 함께 화려한 장신구와 투명한 베일을 걸치고 있어서 여성적인 특징도 함께 지니고 있는 듯 하다.
미륵불은 미래의 부처로 지금 도솔천궁에서 보살의 모습으로 수행중이라고 한다. ‘미륵하생경 변상도’는 미래에 미륵불이 여러 보살, 제자, 수호신을 거느리고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는데 덕분에 제석천과 범천, 사천왕과 팔부중 등 불교의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돋보기가 필요하긴 했지만 설명에 따라 그림 속 인물들을 찾는 재미!!
- 이형주님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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