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훔친 옷을 입지못한 도둑

難勝 2011. 1. 30. 05:30

 

 

 

훔친 옷을 입지 못한 도둑

 

옛날에 한 도둑이 있었습니다.

그는 임금님의 창고에서 물건을 훔쳐 달아났는데, 왕이 병사를 풀어 결국은 도둑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도둑은 “물건을 훔친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는 거여요.

그러자 임금님이 옷을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그러면 이 옷은 어떻게 된 것이냐?”

“이 옷은 제 할아버지 때부터 대대로 내려오던 물건입니다.”

도둑이 대답했어요.

 

임금님은 도둑에게 옷을 입어보라고 했습니다.

궁궐에서 임금님이 입던 옷이라서 옷을 입는 방법이 복잡했어요.

 

도둑은 그가 입던 옷이 아닌 까닭에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를 몰랐지요.

결국 손이 있을 곳을 다리에 끼고, 허리 부분을 머리에 쓰고. 옷을 제대로 입지 못했답니다.

 

왕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만일 그것이 너의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온 것이라면 입을 줄 알아야 한다. 왜 위 아래를 뒤바꿔 입는가. 입을 줄도 모르는 것을 보니 도둑질 한 것이 확실하다”

 

결국 도둑은 자신의 잘못을 모두 시인했답니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방법을 알려주신 부처님의 말씀도 이와 같습니다.

간혹 외도(진실되지 못한 사람)들이 부처님 법을 자신의 것인 양 세상 사람들을 속이려고 하지만, 정작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합니다. 좋은 말씀도 자신이 이해하고 제대로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백유경-

깊은 산중 산사에는 가끔씩 밤손님이 오신다.
혹자는 절에 어떻게 감히 도둑이 드느냐고 의아해 하실지 모르지만 큰 행사가 있는 날이면 그 날을 노리는 괘씸한 사람들이 있다.
법당의 불전함을 비롯하여 심지어는 스님들이 새벽 예불하러 나간 사이에 스님 방을 방문하기도 한다.
그래서 산중에는 도둑에 얽힌 이야기가 회자되며 도둑을 감동시킨 일화도 전설처럼 전해져 온다.


아주 초라하고 궁색한 절에 어느 날 밤손님이 들었다.
그 절에는 아주 연로한 노스님 한 분이 계셨다.
밤손님은 법당을 비롯하여 노스님이 기거하는 방을 샅샅이 뒤져서 돈이나 가져갈 만한 것들을 찾아보았으나 가져갈 만한 것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도둑은 화가 치밀어 노스님께 고함을 질렀다.
왜 이리 가져갈 게 없느냐고, 그리고 만사 포기하고 돌아가고자 했다.

 
그 때 노스님이 그 밤손님을 불러세웠다.
"자네, 거기 않게나. 보아하니 이런 가난한 산중에 오신 것을 보니 자네도 어지간히 가난하고 딱한 사정이 있는 것 같구만...
이왕 이렇게 오셨으니 뭐라도 좀 가져가야지 않겠는가?
마침 대웅전 부처님 옷이 너무 낡아서 개금(불상에 금을 입히는 불사)을 하려고 시주를 받아 놓은게 있네.
부처님이시야 좀 낡은 옷을 입고 견디시면 되는 것이네만 자네는 가족들이 당장 급한 것 같으니 이 돈을 가져가서 어떻게든 살궁리를 찾아보게나 .
그러나 말이네, 이 돈은 내 돈이 아니고 신도님들이 정성스레 시주한 돈이고 부처님 돈이니 언젠가는 갚아야 하네. 알았는가..."

밤손님은 그만 그 자리에서 목을 놓아 울었다.
적막한 산중에는 가난하고 순박한 한 사내의 애절한 흐느낌만이 산을 울렸다.
그리고 그 사내는 말없이 산사를 떠났다.

그리고 몇 년 후... 한 사내가 매우 평안하고 밝은 얼굴로 그 산중에 돌아왔다.
말없이 노스님께 절을 하고 조그만 선물과 봉투를 올렸다.
그 날도 그 노스님은 그저 말없이 미소 지으며 사랑의 눈길로 옛날의 밤손님을 맞았다.
다만 그 날 그 사내는 밤손님이 아닌 낮손님이었다.

이 이야기는 삼십여년 전 입적하신 어느 노스님의 일화이다.
지금도 스님들은 지대방에서 이 일을 이야기 하며 지극한 자비심을 가슴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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