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염상정(處染常淨)
무한한 시간의 흐름에서도 생사가 구분되고 무변한 공간에서도 피차가 존재하니 중생의 망식을 벗어나지 못한 사유에서다.
성인의 시현으로 오랫동안 멀어졌으니 고성의 생명들은 등대를 잃고 방향을 잃고 진리를 잃고 자아를 상실했으니 난파상을 이룰 수밖에 없다.
고해의 암초에 부딪힌 항해선이 등대를 찾지 못하고 사경에서 헤매고 있을 때에 동방의 빛이 길을 예시하였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영광이다.
우리는 그 빛을 향해서 용감하게 출가할 줄 알아야 한다.
출가란 삼종이 있다.
첫째는 세속을 출가하는 것이다.
온갖 속된 것을 출가 한다는 말이다.
그것은 세속을 버리고 돌연히 독존한다는 말이 아니라 세속에서 온갖 속된 것을 벗어난다는 뜻이다.
혼란과 불의에서 출가하고 불안과 공포에서 출가하고 가난과 죄에서 출가하고 암흑과 무지에서 출가하여 안정되고 복되고 정의에 의해 화합하고 밝고 즐거운 상회를 이룩하는 것이 곧 현실불국토를 건설하는 것이다.
둘째는 오온을 출가하는 것이다.
<반야심경>에서도 오온개공이 곧 피안이라고 하였다.
색수상행식과 오온을 벗어날 때 본래 밝은 반야의 세계다.
시간이 없는데 생사가 있을 수 없고 공간이 없으니 장애가 있겠는가.
그곳에 고통이 추호도 깃들 수 없다.
셋째는 삼계를 출가한다는 것이다.
욕계 색계 무색계 이 삼계를 출가하여 시방법계를 자유자재할 때 세속에서 세속을 벗어났고 오온에서 오온을 벗어났고, 삼계에서 삼계를 벗어날 때 잃었던 자아를 찾아 생멸이 없어졌고, 중생을 수순하여 걸림이 없으니 불안도 불의도 공포도 죄과도 반목도 투쟁도 병고도 빈곤도 아무것도 없다.
진정한 출가는 마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로 천국도 묘용도 내심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처염상정(處染常淨)
더러운 곳에서도 항상 깨끗한것. 즉 연꽃을 가르킴.
연꽃은 그 아름다운 자태와 은은한 향기, 고아한 품격, 그리고 더러운 진흙 속에서도 청정한 꽃을 피움으로 인해 불교에서는 보리심菩提心, 청정무구한 불성佛性을 나타낸다.
연꽃은 우리에게 탐貪ㆍ진瞋ㆍ치癡 가득한 사바세계에 살면서도 얼마든지 부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묘용(妙用)
묘법의 용.
적문(迹門)에서는 삼승이 지닌 방편의 의혹을 끊어 일승의 진실한 신심을 내게 하고,
본문(本門)에서는 근성신(近成身)에 얽힌 의혹을 끊어 구원실성의 본불(本佛)에 대한 진실된 신심을 일으키게 하는 단의생신(斷疑生信)이 묘용이다.
* 적문 迹門
법화경 8권 28품(品) 가운데 앞 4권 14품.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본지(本地)로부터 드리운 응적(應迹), 영현(影現)의 자취를 밝힌 부분이다.(카페지기 註)
처염상정(處染常淨) 법문 / 서운 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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