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찾아 가는 길

정동진 괘방산 등명낙가사

難勝 2011. 3. 11. 06:30

 

정동진 괘방산 등명낙가사

 

등명낙가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末寺)이다.

신라 선덕여왕(재위 632∼647) 때 자장(慈藏)율사가 창건했으며, 처음에는 수다사(水多寺)라 불렀다.

고구려와 왜구의 끊임없는 침략에 나라가 어지럽자 이를 막기 위해 부처의 사리를 모신 3기의 탑을 건립하고 이 절을 창건했다고 한다.

 

신라 말에 소실된 뒤 고려 초에 중창하여 등명사라 개칭하고 많은 승려가 참선, 수도하였다.

현재 절 근처에 있는 고려성 터는 고려시대에 이곳의 중요한 물품들을 보관하기 위해 쌓았는데, 당시 이 사찰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그뒤 조선 중기에 폐사된 것을, 1956년 경덕(景德) 영해당 선사가 작은 암자를 짓고 관세음보살이 머무른 산의 이름을 따서 낙가사라 하였다.

1977년 경덕은 영산전을 건립했으며, 1982년 주지로 부임한 청우(淸宇)는 범종각, 삼성각, 요사채, 극락전, 약사전을 세웠다. 현재 이곳에는 대웅전, 극락전, 오백나한전(일명 영산전), 약사전, 산신각, 범종각, 안심당, 요사채 등의 당우가 보존되어 있다.

 

오백나한전 안에는 청자로 만든 오백나한상이 안치되어 있다. 이것은 경덕과 경산 희진(1917∼1979)이 민족 통일을 염원하며, 인간문화재 유근형(柳根瀅)에게 만들게 하여 1977년 10월에 완성한 것으로, 전세계에서 유일한 것이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7호로 지정된 등명사지 5층 석탑은 창건 당시 자장율사가 세운 것이며, 은은한 무늬로 조각된 지대석 위에 축조되어 있다. 원래는 3기였으나, 1기는 6·25전쟁 때 파괴되었고, 또 하나는 수중탑으로 바닷속에 잠겨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강릉부 동쪽 30리에 이 사찰이 있었다고 하는데, 등명사라는 이름은 풍수지리설로 볼 때 이 절이 강릉 도호부에서 암실의 등화와 같은 위치에 있고,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도가 3경에 등산하여 불을 밝히고 기도하면 급제가 빠르다고 한 데서 연유한 것이다.

 

사찰 입구에 있는 등명감로약수는 탄산수로, 오백나한을 조성하여 봉안한 뒤 발견되었으며 샘솟는 신비의 약수로 알려져 있다. 철분이 포함되어 있어 마시면 빈혈증, 신경쇠약, 부인병, 성인병 등에 좋고, 목욕을 할 경우 만성피부염, 무좀, 류머티즘,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일주문의 기둥에는 용을 조각한 화강암을 사용하여 화려하게 보이고 일주문 우측으로는 몸통은 거북이지만 머리는 용의 형상을 하고 등에는 엉켜있는 용 4마리가 얹혀있는 조각상이 보인다. 

이 조각상 너머에는 돌탑이 몇개 보이고 돌탑 우측으로는 철분이 많기로 유명한 감로약수가 있다.

 

해탈문이라고도 불리는 불이문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뜻에서 유래한다. 이 문을 본당에 들어서는 곳에 세운 것은 이곳을 통과해야만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에 들어갈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고, 생과 사, 만남과 이별 역시 그 근원은 모두 하나이다.  

이같은 불이(不二)의 뜻을 알게 되면 해탈할 수 있으므로 해탈문이라고도 한다.

 

극락보전 

극락보전은 팔작지붕에 앞면 3칸, 옆면 2칸의 규모를 하고 있다.

안에는 극락보전 완공과 함께 봉안한 금동 아미타여래좌상과 관음·세지 보살, 그리고 극락회상도와 신중탱이 모셔져 있다.

극락보전은 극락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모신 전각으로, 경전에 따르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서쪽으로 10만억 국토를 지난 곳에 극락정토가 있다고 한다.  

 

극락이라는 이름은 글자 그대로 ‘즐거움이 있는 곳’이라는 뜻을 지니며, 안양(安養)과 같은 뜻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아미타불은 성불 전에는 본래 한 나라 임금의 자리를 마다하고 출가한 법장(法藏) 비구로서, 부처의 덕을 칭송하고 보살이 닦는 모든 행을 닦아 중생을 제도하려는 원을 세웠으며, 마침내 48대원을 세워 아미타불이 된 분이다.

아미타불의 광명은 끝이 없어 백천억 불국토를 비추고(光明無量), 그 수명이 한량없어 백천억겁으로도 셀 수 없다(壽命無量)고 한다.

따라서 아미타부처를 모신 곳을 무량수전(無量壽殿)이라고도 한다.

 

 

영산전

등명낙가사의 금당인 영산전(靈山殿)은 앞면 5칸, 옆면 4칸의 규모에 팔작지붕을 하고 있다.

이 곳에 오백나한을 모신 영산전을 건립하게 된 것은 신라시대 이래 강원도 땅에 전승되어 오던 설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문수 보살과 보현 보살이 금강산으로부터 부처의 진신사리를 오대산으로 옮겨오게 되었을 때 오백나한들은 사리를 보호하기 위해 함께 배를 타고 내려왔다.  

그리고 오대산에다 진신사리를 봉안한 다음, 문수 보살은 강릉 한송사(寒松寺)를 창건하여 머물렀고, 보현 보살은 명주 보현사(普賢寺)에, 오백나한은 이곳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현재 영산전의 중앙에는 석가모니불과 제화갈라보살 · 미륵보살이 봉안되어 있고, 그 주위에 청동 석가여래 입상과 관음보살·지장보살 입상이 모셔져 있다. 그리고 중앙 의불단 좌우로 모습이 서로 다른 청자 오백나한상이 봉안되어 있다.

또한 불단을 향하여 오른쪽에는 천수관음탱과 감로탱을, 왼쪽에는 금칠을 한 신중탱과 대장경을 모셔놓았다.

 

 

만월보전 (약사전) 

만월보전(滿月寶殿)은 팔작지붕에 앞면 3칸, 옆면 2칸의 규모로 1995년에 지어진 전각으로, 약사여래를 봉안하고 있다.

예로부터 정동(正東)은 약사여래의 도량으로, 만월보전은 곧 이 약사여래를 모신 전각이다.

안에는 약사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고 그 좌우에 일광·월광 보살이 협시하고 있으며 위에 닫집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약사여래는 약사유리광여래, 혹은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도 하는데, 동방 유리광(琉璃光) 세계를 다스리는 부처를 말한다.

약사여래는 과거에 12대원을 세워서 이 세계 모든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며, 재난을 소멸시키며 의복과 음식등을 넉넉하게 해주는 분이다. 또한 부처님의 행(行)을 닦아 무상보리(無上菩提)의 묘과(妙果)를 증득케 하겠다고 서원하였다.

 

 

약사전 앞의 5층 석탑 

강원도유형문화재 제37호로 지정되어 만월보전 앞에 서 있는 이 오층석탑은 구전에 의하면 창건 당시인 선덕여왕 때 세워진 탑이라고 한다. 하지만 양식상으로 보면 고려시대 초기의 탑으로 추정된다. 

양식을 보면, 2단으로 된 지대석 위에 연꽃잎을 조각한 사각형의 복련석을 덮고, 그 위에 아무런 조각이 없는 네모난 돌을 올려 놓았으며, 그 위에 다시 사각형의 앙련석을 올려 놓았다. 

이와 같은 형태의 석탑 기단부는 신라시대 말과 고려시대에 유행했던 형식으로, 탑의 기단부가 불상의 대좌와 같은 것임을 직접적으로 나타내어 주고 있다. 곧 이와 같은 형태의 좌대를 수미산(須彌山) 형태의 수미좌라고 하며, 이 수미좌위의 탑신 속에 부처의 존재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오층으로 된 탑신부의 1층 한 면에는 문의 형태와 함께 돌 자물쇠가 조각되어 있다.

자물쇠로 채워진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영원한 법신의 부처가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돌 자물쇠를 채워 놓았던 관계로 탑 안의 보물이 도굴되지 않은 채 보존되어 왔다. 

 

그리고 오층의 옥개석들은 모두가 조금씩 파괴되었고, 탑의 꼭대기를 이루는 상륜부는 현재 이슬받침인 노반과 발우(鉢盂)를 거꾸로 엎어 놓은 것과 같은 모양의 복발(覆鉢)만이 남아 있다. 본래는 이와 같은 탑이 전부 세 개 있었다. 

 

그렇지만 하나는 한국전쟁 때의 함포사격으로 소실되었으며, 다른 하나는 절 앞의 바다 속에 세운 수중탑(水中塔)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어부들이 산호 속에 있는 이 수중탑을 보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들은 금강산처럼 아름다운 바다 밑 30여 미터 지점에서 산호와 해초에 뒤덮여 있는 사람 키 크기의 부도 같은 탑을 발견하였다고 하며, 파도가 심하여 상세한 발굴은 하지 못한 채 돌아갔다고 한다. 그래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 모 방송국에서 5일 동안 수중탐색을 벌이기도 하였으나 발견되지 않았다.

 

이 석탑 앞에는 안상과 연꽃이 조각되어 있는 배례석이 있다.  

오늘날과는 달리 석탑 앞에서 엎드려 절을 하였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문화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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