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오봉산 석굴암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석굴암이 양주에?
인근 우이령길 폐쇄로 널리 알려지지 않아… 최근 개방되면서 재조명
석굴암을 말할 때 열에 아홉은 경주 불국사 토함산 중턱에 위치한 국보 24호 석굴암을, 조금 아실만한 분은 군위의 제2석굴암을 떠올리지만 양주에도 빼어난 절경을 품고 있는 석굴암이 있다.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송추나들목에서 나와 서울·북한산성 방향으로 진입해 500m쯤 가면 석굴암 인근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군인아파트와 검문소를 지나면 석굴암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오른쪽 언덕을 오르면 우이령이고 왼쪽에 양주 석굴암으로 오르는 경사진 길이 이어진다. 이 길을 30분쯤 걸어 오르면 석굴암의 아담한 대웅전과 법당 앞에 핀 야생화, 천연 석굴에 모셔진 나한상 등이 눈에 들어온다.
석굴암이 위치한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 오봉산은 북한산국립공원의 도봉산 서쪽 자락으로 산세가 빼어나다. 우거진 숲 덕분에 공기가 맑은 데다 골이 깊고 물이 맑아 수행자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또 석굴암은 위로는 오봉(五峯), 아래로는 삼각산에 둘러싸여 마치 여러 별이 떠받드는 북극성 형상을 하고 있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석굴암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1357년(공민왕 6년) 고려 왕사였던 나옹화상이 3년간 수행정진한 곳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 무학대사의 제자인 설암 관익대사가 석굴에 지장과 나한 두 존상을 모신 이후 여러 고승이 명맥을 이어 왔으나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 지금의 사찰은 1954년 다시 지어진 것이다.
석굴암은 북한 공작원 31명이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위해 서울에 침입한 이른바 '1·21사태' 이후 1969년부터 40년간 인근 우이령길이 폐쇄되면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덕분에 오히려 천혜의 자연을 간직해 올 수 있었고, 2009년 7월 우이령길이 다시 개방되면서 석굴암도 재조명받고 있다.
다만 현재 우이령길이 생태탐방로로 지정돼 1일 예약 인원 1000명에게만 탐방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석굴암만 보고 싶다면 검문소에서 우이령길 탐방객이 아님을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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