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개 소리
문경의 사기그릇은 처음에는 일반 서민들이 즐겨 사용하던 막사발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찻사발로 애용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서민들이 사용을 하다가 금이 가거나 일부가 파손될 경우에는 버리기가 아까워서 개밥그릇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래서 문경지역의 사람들은 이 찻사발을 가리켜 우스갯소리로 <개밥그릇>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선한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물론 지금은 귀중한 찻사발을 개밥 그릇으로 사용할 리가 없다.
개밥그릇과 관련한 재미있는 옛 이야기가 있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 시기의 어느 날이었다.
점잖은 길손이 마을을 지나다가 목이 말라 한 농가에 들러 물을 한 바가지 청하였다.
나이 지긋한 주인이 마당의 우물에서 길어 온 시원한 물을 받아 마신 길손은 고마움을 표시하고 가던 길을 가려든 참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마당 한쪽에서 개가 밥을 먹고 있는데 그 개밥그릇이 몹시 맘에 드는 것이었다.
길손의 눈에는 한눈에 명품이었다.
그렇다고 당장 그 개밥그릇을 사자니 체면이 아니고, 또 주인이 가격을 비싸게 부를 것 같고 해서 궁리 끝에 개를 사기로 하였다.
이보시오 주인, 저 개가 아주 탐스럽고 좋으니 나한테 팔면 어떻겠소?
이렇게 흥정을 한 후, 좀 비싸다는 생각은 했지만 가격을 치르고 그 개를 끌고 사립짝 바깥으로 나가면서 점잖게 주인에게 한마디 하였다.
여보! 주인, 내가 개를 샀으니 이제 저 개밥그릇은 필요 없을 터이니 개와 함께 가져가게 해 주시오. 하니, 주인이 정색을 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내가 그 개밥그릇 때문에 판 개가 몇 마리나 되는지 알고 하시는 소리입니까?
길손은 어안이 벙벙하면서 울며 개나 잡아 먹기로 하고 개만 끌고 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