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순한 羊으로 보이면 죽는다

難勝 2011. 4. 30. 22:35

 

 

 

순한 羊으로 보이면 죽는다

 

베두인족 노인이 칠면조 고기를 먹으면 젊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칠면조 한 마리를 사다가 키우기 시작했다.

 

어느 날 누군가 이 칠면조를 훔쳐갔다. 노인은 아들들을 불러 칠면조를 찾아오라고 했다. 아들들은 그까짓 칠면조는 무엇에 쓰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몇주 후 노인은 낙타를 도둑맞았다. 그는 아들들에게 다시 칠면조를 찾아오라고 했다. 이번에도 아들들은 들은 체 만 체했다.

 

몇주 후 노인은 말을 도둑맞았다. 그제야 발을 동동 구르는 아들들에게 노인은 또 칠면조를 찾아오라고 했다.

 

다시 몇주가 지난 후엔 딸이 성폭행을 당했다. 노인은 "이 모든 것이 다 칠면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이 내 칠면조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 했다.

 

토머스 프리드먼이 쓴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에 나오는 베두인족의 전설이다.

 

베두인족 노인과 칠면조 이야기는 늑대가 우글거리는 사막에서 살아가려면 경쟁자들에게 '양보 잘하는 순한 양(羊)'으로 만만하게 보이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중동의 사막지역에서 부족단위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생존의 법칙이다. 물과 목초지가 부족한 사막에서는 우리 부족이 살기 위해 다른 부족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다는 원칙을 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이 강조한 이들의 또 한 가지 중요한 생존법칙은 외부의 중재자나 법을 강제할 정부가 없는 사막에선 누구나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힘과 무자비함을 수시로 과시하고, 다른 부족과의 연합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요즘 세상을 둘러보아도,

정말, 순한 양으로 보이면 죽는게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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