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難勝 2011. 5. 30. 04:57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지나온 세월 속

이제 얼마만큼 남아 있는지 모르는 세월

 

무얼 하며 살겠느냐

내게 물으면,

 

그리 많지 않은 인연 속 그를 만나

녹녹치 않았던 고단한 길을 함께 걸었던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 바라볼 때 행복을 느끼며

텃밭에 일군 행복의 푸성귀 가득 담아낸 아침상 물리고

 

거칠어지고 야윈 손 꼭 잡고

젊은 날의 추억 거닐며

살갑게 보듬어 줌에 고마워하고

 

물안개 피어오르는 호숫가 소박한 찻집에서

같이 부르던 옛 노래 한 소절 나즈막히 함께 부르며

이제까지 지켜줌에 감사하고

 

말없이 바라만 보아도

잔주름 미소 가득 담은 눈길로

무슨 말 하려는지 무슨 생각 하는지

읽을 수 있는 이에 감사하고

 

때로는 삶이 버거워져

속절없이 흐르는 눈물마저

넉넉한 가슴으로 안아 줄 사람 만났음에 감사하고

 

혼자 끙끙대던 속앓이를 털어 놓기 전 알아버려

편케 마음 나눌 사람 곁에 있음에 감사하고

 

세상에 태어나 그대 만남은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로

서로 믿고 의지함에 감사하고

 

서산 해거름 땅거미 밀려들면

나란히 앉아

저문 하루 이야기 속 살아감에 감사하고

 

해 뜨고 지고 달과 별들의 차고 기우는 사계절 순리 속

들 향기 흙 한줌 벗하며

솔 바람 풀 내음 이는 한적한 곳에

굴뚝연기 피어나는 사랑둥지 틀어

헤진 신발엔 미투리 엮고

헤진 옷깃엔 살아온 정 덧대어 기워가며

 

꾸미지 않아 거칠어지고 마디 옹이 박힌 까슬한 손길에

사랑보단 정을 느끼고

같이 있음에 감사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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