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절기(명절)
원단(元旦) : 정월 초하룻날, 즉 설날이다. 그런데 지금은 양력 정월 초하루를 원단이라고 하고 음력 정월 초하루를 신년(新年) 또는 춘절(春節)이라고 한다.
원소절(元宵節) : 정월보름날이다. 이날을 상원절(上元節) 또는 등절(燈節)이라고도 한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한나라때 권력을 찬탈하는 과정에서 여후(呂后)가 죽고 난 뒤, 주발(周勃), 진평(陳平)등의 사람들이 여씨들을 몰아내고 유환(劉恒)을 천자로 삼았는데, 그가 바로 문제(文帝)이다. 문제는 여씨를 몰아낸 이날이 정월 보름이었기 때문에 이 날밤 변복을 하고 궁문을 나서 백성들과 함께 즐기면서 기념하였다고 한다. 당대 이후부터 조정에서는 매년 이날 등불을 켜고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했는데, 이것이 민간으로도 전해져 지금까지 이날 밤에는 등불놀이를 하고 있다.
한식절(寒食節)과 청명절(淸明節) : 동지후 105일째 되는 날이 한식절이고, 이틀 뒤가 청명절이다. 이 두 명절은 진(晉) 문공(文公)인 중이(重耳)가 개자추(介子推)를 애도한데서 비롯한다.
기원전 655년 중이가 왕위에 오르기전 계모의 음모를 피하기 위해 개자추 등의 대신들과 외국에서 떠돌이생활을 하면서 많은 고충을 겪었다. 어느날 중이가 굶주려 땅에 쓰러지자 개자추는 자신의 허벅다리의 살을 베어내 중이에게 삶아 주었다. 19년 뒤 중이는 자기 나라로 돌아와 왕위에 올라 공신들에게 상을 내렸지만, 개자추만은 잊어버리고 아무런 상을 내리지 못했다. 개자추는 자신의 공을 다투기 싫어 어머니와 함께 면산(綿山)으로 은거해 버렸다. 진문공은 이 사실을 알고난후 친히 면산으로 가서 그를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진문공은 개자추가 효자라는 것을 알고 산에다 불을 지르면 개자추가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산에서 내려올 줄 알고 산에 불을 질렀지만 결국 개자추모자는 큰 버드나무를 끌어안고 불어 타 죽어 있었다. 버드나무의 구멍속엔 정치를 청명하게 해 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옷깃에 혈서로 쓴 것이 있었다. 문공은 개자추를 추모하기 위해 산에다 불을 지른 그날을 한식절로 정하고, 이 날만은 불을 지피지 말고 찬밥을 먹도록 하고, 이틀 뒤를 청명절로 정하였다. 그러나 대략 당송대 이후부터 사람들은 한식절에서 청명절까지의 3일안에 성모를 하고 조상에 대한 애도를 표시하고 있다.
단오절(端午節) : 음력 5월 5일이 단오절이다. 단오절은 원래 고대 중국민족의 전설상의 조상으로 여겨왔던 용을 제사하는 용자절(龍子節)이었는데 ,후대 사람들은 이날을 굴원(屈原)이 조국인 초(楚)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했지만 끝내 비방과 참소를 받아 멱라강에 몸을 전져 죽은 것과 연관시켜 굴원을 기념하는 날이 되었다. 굴원이 멱라강에 자살했을때 그 지역 사람들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물고기들이 굴원의 시체를 뜯어 먹을까봐 찹쌀을 댓잎에 세모나게 싸서 찐 종자(綜子)라는 것을 고기먹이로 던지며 북과 깽과리를 치면서 배를 타고 시체를 찾았다고 한다. 후세에도 이러한 유습을 이어받아 단오절이 되면 종자를 제물로 강에 던지며 용선경기를 하고 있다.
칠석절(七夕節) : 음력 7월7일이다. 7월 7일 저녁은 견우성과 직녀성이 서로 만나는 밤이라 하여 여자들은 오색실을 매여 가지고 칠공바늘에 끼며 술과 과일을 뜰에 차려 놓고 직녀에게 재주를 빈다고 한다. 또 이 시기는 우기이어서 비가 많이 오는데 사람들은 바로 견우와 직녀가 만나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중추절(中秋節) : 음력 8월 15일이다. 우리나라의 추석이다. 이날은 달처럼 동그란 월병(月餠)이란 떡을 먹으며 달을 감상하는 명절이다.
중양절(重陽節) : 음력 9월 9일이다. 옛날엔 六을 음수로 하고 九를 양수로 했는데 바로 9월 9일을 두개의 양수인 9가 겹쳐있기 때문에 중양절이라 하였다. 옛사람들은 이 날이 되면 놓은 산에 올라가서 술을 마시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것은 비장방(費長房)이라는 사람이 그의 제자였던 여남의 환경(桓景)에게 "9월 9일 자네의 집에 큰 재난이 닥칠 것이니 빨리 집으로 돌아가 집안 사람들에게 붉은 주머니에 수유(茱萸)를 넣어 어깨에 메고 높은 산에 올라 국화주를 마시면 이 재난을 면할 것이다."라고 하자 환경이 그 말대로 하였다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과연 집안의 개, 돼지, 닭, 양들이 모두 죽어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이 날에 높은 산에 올라 국화주를 마시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동지절(冬至節) : 동지는 음력으로 11월 중순이고 양력으로 12월 21일에서 23일 사이에 있다. 옛날 중국 북방지방의 사람들은 이날 양을 잡고 만두를 먹으며 탄갱신에게 제사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바로 탄갱신이 인간에게 추위를 몰아내기 위해 석탄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동지를 절기의 기점으로 삼아 동지 이후터는 날이 하루하루 길어지며 봄이 곧 오게 된다고 생각하였다.
랍일(臘日) : 음력 12월 8일인데, 랍(臘)이란 원래 섣달에 지내는 제사의 이름이어서 랍일이란 섣달에 지내는 제사의 날이란 뜻이다. 또 8신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하여 랍팔절(臘八節)이라고도 한다. 12월 8일은 석가모니가 득도한 날이어서 불교의 명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불사에서는 이날 불경을 암송하고 아울러 잡곡과 과일을 넣어 죽을 쓰어 불공을 드리는데 이것을 불죽(佛粥)이라고 한다. 후세에 와서는 민간에서도 유행하여 촌민들이 잡곡으로 죽을 쑤어 먹으며 북을 치며 금강력사로 분장하고 역질을 쫒기도 한다.
그 외에 현대 중국에서 명절로 지정되어 있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3월 8일 여성의 날은 중국여성의 날이자 국제여성투쟁기념일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 시카고여성들이 남녀평등의 권리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는데 이해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사회주의자 여성대회에서 이날을 국제 여성의 날로 결정하였다. 중국의 여성들은 이날 하루 쉰다.
5월 1일은 국제노동기념일로 전세계 노동자의 날이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등지의 노동자들이 대파업을 벌이고 시위행진을 하면서 8시간 노동제도의 실행을 요구하였다. 1889년 제 2 인터내셔날성림대회에서 국제노동기념일로 제정하였다. 중국에서는 전국적으로 쉰다.
5월 4일 청년절은 1919년 발생한 반제반봉건운동인 5.4운동을 기념한 것이다.
6월 1일 어린이날은 1949년 국제민주여성연합회에서 제정한 국제어린이날이다.
7월 1일 공산당 창당 기념일로서 중국공산당은 1921년 7월 상해에서 설립되었고 1941년에 7월 1일을 창립기념일로 제정하였다.
8월 1일은 건군기념일이다. 1927년 8월 1일 중국공산당은 제1차 국내혁명전쟁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강서 남창에서 주은래, 주덕, 하룡, 섭정 등을 중심으로 무장봉기를 일으키고 이 부대는 이듬해 4월 정강산에 이르러 모택동이 이끄는 농민봉기부대와 합류하여 중국공농흥군 제4군을 결성하였다. 이로부터 중국공산당은 독립적인 전투력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후 이날을 중국해방군건군기념일로 제정하였다.
10월 1일 건국기념일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날이다.
이외에도 식목일(4월 4일), 스승의 날(9월 10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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