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소 타고 피리부는 그대

難勝 2011. 6. 20. 22:45

 

 

騎牛遠遠過前村  기우원원과전촌

吹笛風斜隔隴聞  취적풍사격롱문

多少長安名利客  다소장안명리객

機關用盡不如君  기관용진불여군

 

 

소를 타고 멀리 마을 앞을 지나가며

 

부는 피리소리 바람 타고 언덕 너머 들리네.

 

명리 쫓아 사는 장안의 많은 사람들일랑

 

온갖 재주 다부려도 소타고 피리 부는 그대만은 못하리. 

 

 

<황정견  騎牛遠遠過前村>

 

 

 

산곡(山谷) 황정견(黃庭堅, 1045~1105)은 북송 때의 정치가이며 시인이자 서예가, 화가로 유명한 이름을 남겼지만 거사로서 선지를 터득했던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회당조심(晦堂祖心) 선사를 찾아가 “선(禪)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회당은 “나는 그대에게 아무 것도 숨긴 것이 없다”고 하였다.

이해를 못하고 있던 산곡을 데리고 회당은 산으로 산보를 나갔다.

여기 저기 피어 있는 꽃향기가 코를 찔렀다.

회당이 “저 꽃향기를 맡고 있소?” “예.” “그것 보시오. 아무 것도 숨기지 않고 있지 않소.”

 

이 말을 들은 산곡이 선을 알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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