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차 한 잔 마시세

難勝 2011. 7. 7. 18:58

 

 

 

차 한 잔 마시세

                                                              태전사 도일스님

 

무얼 그리 바삐 사나

빨리 가고 싶은가

여보게, 이리와 앉으소

할 일 안할 일 급한 일 생각 좀 하게...

내 자네를 위해 차 한 잔 우려냄세

 

무얼 그리 할 말이 많은가

신문에 난 기사나 TV뉴스는 다시 말하지 마소

집안 살림살이도 말하지 마소

여보게, 차 끓는 소리 들어보게

푸른 솔밭을 지나는 바람소리 같지 않은가

 

무얼 그리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나

모두가 똑같은 사람인걸...

자기 멋에 살아간다네

찻잔 속에 차 빛깔을 보소

진한대로 연한대로 제 빛깔이네

 

무얼 그리 사서 챙겨놓는가

살림살이나 옷이야 새것이면 어떻고 헌것이면 어떤가

할아버지 쓰시던 찻잔 하나 없지만,

자네가 즐겨 마시는 차 도구와 이야기

그보다 더 좋은 재산 어디서 구할 것인가

 

무얼 그리 헐떡거리는가

배고픔을 면했으면 족하지

어떤 음식 먹으면 장생불사 한다던가

담담한 차 맛을 즐겨보소

깃이 나서 날아갈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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