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가대사가 눈 속에 선 채로 자신의 한쪽 팔을 자른 이유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1377) 마지막장
“별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으나, 깨닫고 난 뒤에는 별이 아니다. 사물을 쫓아가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정물(생명이 없는 중생)도 아니다.(因星見悟 悟罷非星 不逐於物 不是無情)”
인류 최고(最古)의 금속활자인쇄본으로 널리 알려진 ‘직지(直指)’에 나오는 석가모니 부처의 깨달음이다.
‘직지’는 10년 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고,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교과서에도 등장한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동안 정작 이 책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거의 알 수 없었다.
조계종 승가대학원장·교육원장을 지낸 ‘대강백(大講伯)’ 무비(無比)스님이 처음으로 직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번역하고 친절한 해설까지 덧붙여 책으로 펴냈다. 원본의 체제대로 상·하권으로 나뉘어 15일 출간된 ‘무비스님 직지강설’(불광출판사)이다.
직지(直指)의 원래 책 이름은 ‘백운화상초록(白雲和尙抄錄) 불조직지심체요절(佛祖直指心體要節)’.
‘고려말 승려 백운(白雲·1299~1375) 화상이 부처님과 조사들이 마음의 본체를 바로 가리켜 보인 설법의 중요한 부분만을 집어내어 기록한 책’이라는 뜻이다. 비바시불, 시기불, 비사부불, 구류손불, 구나함모니불, 가섭불, 석가모니불 등 ‘일곱 부처(七佛)’로 시작해, 달마(達磨)대사 등 조사(祖師) 스님 28명, 중국의 선사(禪師) 110명 등 145명의 가르침 가운데 핵심을 가려 뽑았다.
무비 스님의 책은 한문 원문과 번역문을 함께 실어 독자들이 스스로 그 뜻을 곱씹을 수 있도록 했다.
또 가르침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도 친절히 풀어놓았다. 부처가 꽃 한 송이를 들어올리니 수많은 대중들 가운데 홀로 그 의미를 깨닫고 환히 웃었다는 마하가섭존자의 ‘염화미소(拈華微笑)’ 이야기나, 달마대사의 가르침을 청하며 눈 속에 선 채로 자신의 한쪽 팔을 잘라 굳은 결의를 보인 혜가(慧可)대사의 ‘입설단비(立雪斷臂)’ 이야기 등이 알쏭달쏭한 선불교의 가르침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무비스님은 서문에서 “여러 색깔의 불교 가운데서도 중국을 거쳐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를 바르게 이해하는 길로 정립된 것이 선불교”라며 “‘직지’는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서 본성을 보아 알게 하고 부처가 되게 한다(直指人心見性成佛)’는 선불교의 ‘으뜸가는 가르침(宗旨)’을 담은 최고의 교과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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