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서른 셋 관음보살님은 어떻게 다를까

難勝 2011. 7. 27. 10:41

서른 셋 관음보살님은 어떻게 다를까

 

‘우리 곁에 계신 33관세음보살 이야기’

방경일 지음·남종진 그림

운주사 발행

 

▲우리 곁에 계신 33관세음보살 이야기

 

 

“문수보살의 권유를 받고 선지식들을 만나러 다니던 선재동자가 남해의 보타락가산에 이르렀다.

 선재동자는 관세음보살님께 문안인사를 올리고는 경건한 마음으로 가르침을 청했다.

이에 관세음보살님은 선재동자를 칭찬하고 가르침을 내렸다.

마침 시간은 한밤중이고 보름달이 떠 있었던지라

고요한 바닷물 위에는 둥근 보름달이 그대로 비쳐지고 있었다.”

 

 

‘화엄경’의 ‘입법계품’에는 선재동자가 인도 남쪽 바닷가에 있는 보타락가산에서 법을 설하는 관세음보살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그 관음이 수월관음이다. 물과 달을 뜻하는 수월관음이라는 이름은 달이 높이 떠올라 휘영청 밝은 가운데 관세음보살이 물가의 벼랑 위에 앉아서 선재동자에게 법을 설했기 때문에 붙여졌다.

 

수많은 보살 중 제일 인기 있는 보살이라 할 수 있는 관세음보살도 유래에 따라 각기 다른 서른 세가지 이름을 갖고 있다.

널리 알려진 수월관음을 비롯해 양류관음, 용두관음, 지경관음, 원광관음, 유희관음, 백의관음, 연와관음, 낭견관음, 시약관음, 어람관음, 덕왕관음, 일엽관음, 청경관음, 위덕관음, 연명관음, 중보관음, 암호관음, 능정관음, 아뇩관음, 아마제관음, 엽의관음, 유리관음, 다라관음, 합리관음, 육시관음, 보비관음, 마랑부관음, 합장관음, 일여관음, 불이관음, 지련관음, 쇄수관음까지 33관세음보살은 도대체 어떤 보살들일까.

 

‘우리 곁에 계신 33관세음보살 이야기’는 33관세음보살이 어디에서 유래했고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한국 최초의 관음 총서라 할 만하다.

 

서른 셋 관음은 중생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그 상황에 따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관세음보살의 33가지 대표적 모습이다. 따라서 이들 33관세음보살은 중생들이 병고에 시달릴 때, 전염병이 창궐할 때, 자연재해를 만났을 때,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국가가 재난에 놓였을 때는 물론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할 때, 서원이 지극할 때, 시험에 떨어져 낙담했을 때, 목숨이 경각에 달렸을 때 등 고난과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타나서 그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존재로 인식돼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에게는 이 33관음을 자세히 알려주는 자료가 빈약했다. 관음보살에게 기도하는 관음신앙이 널리 퍼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33관음에 대해 알려진 것은 명호와 모습, 그리고 역할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전부였다. 반면 중국과 대만의 경우 고난에 놓인 불자들과 서른 셋 관음보살 사이에 있었던 기이한 인연담들이 아주 자세하게 전해지는 등 33관음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다.

 

그래서 저자는 이 33관세음보살 화신들이 저마다 어떻게 중생들을 구제해 주었는지의 인연담을 중심으로 책을 구성했다. 때문에 남녀노소나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고난이 있는 곳에는 어디에나 그 자비로움을 드러내는 관음보살의 대자대비심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남종진 작 수월관음도(좌), 어람관음도(우)

   

 

책은 또 이런 중생과 관음보살의 인연담을 통해 33관음을 알아가는 재미를 줄 뿐만아니라, 새로운 모습의 ‘33관음보살도’를 보여주고 있다.

 

서양미술을 전공하고 파리에서 유학하던 중 불교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뒤늦게 불화를 그리기 시작한 남종진 화백의 그림은 기존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다. 때문에 때론 낯설기도 하지만 지극히 한국적이어서 더욱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특히 관음보살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소재 역시 그동안 보아왔던 연꽃, 하늘, 산, 달에 그치지 않고 자연, 사찰, 마을 등을 등장시켜 관세음보살 명호 만큼이나 친근하게 다가온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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