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귀뚜라미(促織)

難勝 2011. 8. 26. 21:47

 

 

귀뚜라미(促織)  

 

促織甚微細      아주 작고 조그마한 귀뚜라미

哀音何動人      슬픈 소리가 어찌 마음을 움직이나

 

草根吟不穩      풀 아래 불안한 듯 울더니

牀下意相親      침상 밑에 찾아와 정답게 우네

 

久客得無淚      오랜 나그네 눈물 없인 못 들어

故妻難及晨      버림받은 아내 새벽 못 기다릴라

 

悲絲與急管      서글픈 피리와 거친 거문고 소리

感激異天眞      감격스러워 천진함 그대로 일세

 

- 두보(杜甫 712- 770 당나라 시인) -

 

 

한 마리 귀뚜라미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고 있다는 거랍니다.

여러 마리 귀뚜라미가 울면 보고픈 손님이 가까이 왔다는 거랍니다.

 

이 저녁,

창 너머로 들리는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손님 오시는 것을 알려주는 건 아닐진대....

세상의 흐름과 자연의 이치를 가르쳐주는 소리가 아닐까 합니다.

 

 

옛날 이야기 한 토막.

 

귀뚜라미의 울음소리에 반한 당나귀가 "무얼 먹고 그렇게 고운 목소리를 내느냐"? 라고 물었습니다.

귀뚜라미는 "이슬을 먹었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귀뚜라미의 대답을 들은 당나귀는 그 날부터 이슬만 먹었지만 며칠을 견디지 못하고 굻어 죽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지요.

섣불리 남의 흉내를 내다가는 크게 낭패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새 다가온 선선한 바람과 귀뚜라미 울음소리에서 옛날 생각에 젖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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