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주막에서 - 艱飮野店(간음야점)

難勝 2011. 11. 12. 20:27

 

 

 

艱飮野店(간음야점) - 주막에서

 

千里行裝付一柯    천리행장부일가

餘錢七葉尙云多    여전칠엽상운다

囊中戒爾深深在    낭중계이심심재

野店斜陽見酒何    야점사양견주하

 

천릿길을 지팡이 하나에 맡겼으니

남은 엽전 일곱 푼도 오히려 많아라

주머니 속 깊이 있으라고 다짐했건만

석양 주막에서 술을 보았으니 내 어찌하랴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떠돌아다니는 나그네 길.

 

노자삼아 지고 갈 것이라고는 어쩌다 생긴 엽전 일곱닢이 전부지만

저녁놀이 붉게 타는 어스름에 술 한 잔으로 허기를 채우며

피곤한 몸을 쉬어가는 나그네의 모습.

 

만물이 일어나도 막지 않고

생겨도 잡아두지 않으며

행하고도 자랑하지 않고

공을 이루어도 머무르지 않는다.

 

머무르지 않으니

또한 떠나지도 않는다.

 

가는 길 아쉬워 보이는대로 한 잔 할 뿐이다.

 

행여 명부에 갈 때도 일곱푼은 오히려 짐이 될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