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도생의 홍시

難勝 2011. 11. 30. 20:39

 

도생의 홍시

 

이조 철종 임금님때에 도씨 성을 가진 아주 착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집이 아주 가난하여 숯을 구어다가 팔아서 부모님께 항상 고기반찬을 해 드리는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루는 시장에서 숯을 판 돈으로 쇠고기를 사들고 집에 돌아오는 도중 솔개가 내려와서 그 쇠고기를 나꿔채어 날아가 버리자 그만 털썩 주저앉아 "솔개야, 솔개야. 네 비록 날짐승이지만 어찌 그리 무정하단 말이냐. 그 고기는 우리 부모님께 드릴 것인데 네가 나꿔채 가버리면 어떻게 하느냐" 하며 슬피 울었습니다.

도생이 힘없이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솔개가 나타나서 쇠고기를 풀썩 던지고 날아가 버렸습니다.

 

하루는 그 어머니가 병이 나서 입맛이 없다하며 홍시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때는 5월이라서 홍시가 있을 까닭이 없었어요. 그래도 행여나 하는 마음에 감나무만 찾아다니다가 날이 저물었습니다.

힘없이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난데없이 호랑이가 나타나서 그 등에 오르라는 시늉을 합니다.

도생은 처음에는 겁이 났지만 호랑이 등에 올라탔습니다.

 

호랑이는 도생을 등에 태운 뒤 번개같이 달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백여리를 달려가서 어느 산골에 이르러 도생을 내려놓고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할 수 없이 하룻밤을 지내려고 이곳저곳을 살펴보니 어느 곳에선가 불빛이 새어 나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여보세요, 주인장 길을 잃은 나그네입니다. 날이 저물어 갈 길을 못가니 하룻밤 지내고 가도록 부탁드립니다."

 

마침 그 집에서는 무슨 날인지 사방에 등불을 달고 떠들썩하며 밤늦도록 잠을 자지 아니 합니다.

도생은 "웬 일일까?" 생각하며 이것저것 근심에 싸여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깊은 밤이었습니다. "손님, 손님 주무십니까?" 하면서 주인은 음식상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오늘이 저의 아버님 제삿날입니다. 어서 드십시오" 도생은 음식상을 보니 술과 고기며 많은 음식이 잘 차려져 있었습니다.

 

도생은 음식상 앞에 다가 앉으려다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건 홍시가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손님은 홍시를 보고 왜 그다지도 놀라십니까?"

"아! 5월인데도 홍시! 아 홍시!"

 

도생은 깜짝 놀라면서 주인에게 '어머니가 병이 들어 홍시를 찾으므로 그 홍시를 구하러 나선 이야기'를 자세히 말하였습니다.

주인은 "저의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홍시를 매우 좋아 했지요. 그래서 해마다 가을이 되면 잘 익은 감으로 이백개를 골라서 굴속에 깊이 저장해 두었다가 5월 제사때에 꺼내 보내보면 성한 감은 불과 7-8개에 불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성한 감이 50개나 되므로 이상하다 생각하였더니 바로 당신의 효도에 감동하시어 당신에게 나누어 주시라고 그러한 것 같습니다. 이 홍시 20개를 드릴테니 아무 걱정 마시고 내일 아침에 가져 가십시오." 하고는 그 감을 잘 싸서 도생에게 주었습니다.

 

도생은 너무 기쁜 나머지 백 배 감사드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노모에게 홍시를 드렸습니다.

노모는 너무나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아들의 효도에 감탄했습니다.

여름철의 희귀한 홍시의 효험인지 노모는 건강이 회복되어 오래오래 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부모님의 깊고 크신 은혜는 끝이 없어서 도저히 갚을 길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부모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 것인지, 효도하지 않은 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부모은중경'에서 말씀 하시고 계십니다.

 

부모님의 은혜를 갚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하며 효도하는 착한 아들과 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