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경칩에 개구리가 나오는 이유

難勝 2012. 3. 6. 06:28

 

 

 

 

경칩에 개구리가 나오는 이유

 

경칩(驚놀랄경, 蟄겨울잠잘칩)은 한자의 뜻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겨울잠을 자던 동물이 놀라서 깨어난다는 시기로, 이 무렵에는 개구리들이 나와 물이 괸 곳에 알을 낳는데 그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좋다고 해서, 경칩날에 개구리알을 먹는 풍습이 전해오고 있기도 하며, 지방에 따라서는 도룡뇽 알을 건져 먹기도 합니다.

 

그럼 개구리가 경칩에 겨울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겨울잠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완전히 얼어버린 상태에서 하는 동면과 깊은 잠과 얕은 잠을 번갈아가며 중간중간 깨면서 진행되는 겨울잠이 있습니다.

 

흔히 다람쥐나 곰 같은 포유류는 겨울잠을 자는 기간 동안에도 중간중간 일어나서 배설을 하기도 하고 먹을 것을 먹기도 합니다.

이러한 형태의 겨울잠은 먹이가 부족한 겨울동안 움직임을 최소화 시켜서 에너지를 아주 늦게 소비시키는 것이지 겨울 내내 잠만 자는 것은 아닙니다.

동물들의 겨울잠은 이렇게 중간중간 깨어 있으면서 진행되는 겨울잠이 대부분 입니다.

 

반면에 개구리나 도롱뇽 같은 양서류의 겨울잠은 약간 특이한 형태 입니다.

 

개구리 같은 양서류의 겨울잠은 완전히 몸의 기능을 정지시킨 상태에서 진행이 됩니다.

다만 이렇게 완전 얼어버린 상태에서는 최소한의 생명유지 장치만 가동 되어서 겨우 살아있게 되는 것입니다.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는 완전히 빳빳하게 얼어있는 상태로 겨우 잠을 자게 되는데 따라서 눈을 뜰 수가 없습니다. 몸이 완전히 얼음처럼 굳어버리는 것이죠.

대부분의 생명체는 이렇게 몸의 온도가 0도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체액이 얼면서 세포막을 찢어버리기 때문에 죽게 됩니다. (동상이 걸리면 살이 썪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구리의 몸속에는 일종의 부동액과 같은 성분이 있어서 완전하게 얼어버리지는 않으며 체액이 얼면서 세포막을 손상시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은 피브리노오겐이라는 혈장의 성분으로 개구리가 겨울잠을 자는데 꼭 필요한 성분입니다. 이러한 효소(?)의 작용이 밝혀진 것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겨울을 보낸 개구리는 봄이 되어서 얼음이 녹고 햇볕이 점점 따뜻해지면 체내의 피브리노오겐이 활성화되어 겨울잠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개구리에게서 배우는 지혜 한 토막 붙입니다.

 

 

 

개구리가 살아난 이유

 

개구리 세 마리가 함께 여행을 떠났습니다.

 

길을 가다 보니 통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개구리 세 마리는 통안을 구경하기 위해 위로 뛰어 오르다 그만 깊은 통속으로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통은 생각보다 깊어 밑으로 세 마리가 다 빠져 버렸습니다.

 

그 통은 우유가 가득 든 통이었습니다.

세 마리 개구리들은 바둥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바둥거리던 첫 번째 개구리는 이것이 운명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체념한 채 가만히 있었습니다.

 

두 번째 개구리는 그 깊은 우유 통을 빠져나갈 자신이 없어 한숨만 내쉬다가 죽어갔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개구리는 우유 통에 빠진 현실을 직시하고 차분히 생각한 끝에 코를 통 밖으로 내밀고 뒷발로 천천히 헤엄을 쳤습니다.

다리가 저려오고 아파왔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계속 헤엄을 쳤습니다.

 

며칠이 지났습니다.

뒷다리 사이로 무언가 단단한 것이 닿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헤엄치는 동안 우유가 굳어 버터가 되었기 때문에 그 위에 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세 번째 개구리는 무사히 우유통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물에 빠진다고 해서 누구나 익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에 빠진 뒤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린 것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상황이든 우리가 빠져나올 방법이 하나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은 없는 법입니다.

절망적인 상황은 절망적인 마음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세상이 그대를 무릎꿇게 하고 삶이 더 이상은 방법이 없다고 야단치는 상황이 올 때면

스스로에게 마법의 주문을 거십시오.

나에게 닥치는 문제는 언제나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라고.

 

박성철 지음 <행복한 아침을 여는 101가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