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고수레, 고시레

難勝 2012. 3. 10. 03:42

 

 

고수레

옛날 단군(檀君) 시대에 고시(高矢)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처럼 그 당시 사람들에게 불을 얻는 방법과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 때문에 후대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서 음식을 해 먹을 때마다 그를 생각하고 '고시네'를 부르며 그에게 음식을 바친 것이 '고수레'의 유래다. 그것이 '고시레', '고수레' 등으로 쓰이다가 '고수레'가 표준어로 굳어졌다.

 

① 들이나 산에서 음식을 먹을 때나 무당이 굿을 할 때 귀신에게 먼저 바친다는 뜻으로 음식을 조금 떼어 던지는 일

② 흰떡 따위를 만들기 위하여 쌀가루를 반죽할 때, 쌀가루에 끓는 물을 훌훌 뿌려서, 물이 골고루 퍼져 섞이게 하는 일

 

 

 

 

고수레 (高壽寬)

 

흔히 '고시래'라 하고, 강화도 지역에서는 '퇴기시레'라 한다.

이는 신에게 바치는 공희(供犧) 의식인데, 잡신에게 제물을 떼어주고 달래어 쫓는 한편, 먼저 제물을 바쳐 감사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다.

 

고수레는 주언(呪言)과 공희 행위가 함께 이루어지는 주술이다.

마치 주문(呪文)처럼 "고수레!" 하고 외치는 소리가 곧 고수레다. 또 '고수레하는 행위'에서 보듯, 음식을 떼어 던지는 행위를 일컫기도 한다. 이렇듯 고수레는 언어와 행위를 일치시켜 액을 막고 복을 맞으려는 주술적 관습이다.

 

고수레의 어원은 정확하지 않다.

다만 〈해동가요 海東歌謠〉의 시조에 "고스레 고스레 사망(事望) 일게 오쇼셔"하는 구절로 보아, 예로부터 귀신을 쫓을 때나 축원할 때 썼던 관용구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고수레의 유래를 설명하는 이야기 2가지가 있다.

 

첫째, 고수레는 곡식의 신인 고씨(高氏)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다.

음식을 먹기 전에 곡식을 담당하는 고씨에 대해 먼저 예(禮)를 차린다는 데서 '고씨례'(高氏禮)라 했고, 이것이 곧 고수레라는 설명이다.

 

둘째, '고씨네' 이야기다. 고씨네라는 여인이 죽어 들판에 묻혔는데, 새참을 먹던 사람이 "고씨네도 먹으라."고 하면서 음식을 떼어주었더니 풍년이 들게 되었다.

이후 사람들이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고씨네"라고 하면서 음식을 떼어주었고, 이 고씨네가 고수레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 유래담은 고씨례나 고씨네를 억지로 끌어와 '고수레' 민속에 붙인 민간어원설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