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빈 잔 - 비워야 채울 수 있다

難勝 2012. 3. 11. 06:01

 

 

 

 

스승과 함께 차를 마시던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참되게 살아가는 길은 무엇입니까?"

 

질문을 받은 스승은 아무 말 없이 뜨거운 찻주전자를 들어 차를 자신의 잔에 따랐다.

찻물이 차오르며 넘쳐흘렀다.

 "스승님, 찻잔이 넘칩니다." 

 

제자가 일깨웠지만 스승은 못들은 척 계속해서 차를 따르기만 했다.

"참된 삶에 대해 여쭈었는데, 어찌 찻잔만 채우고 계시는지요."

 

비로소 스승이 고개를 들고 제자를 바라보았다.

"이 찻잔처럼 네 머리속은 온통 너의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그러니 아무리 참된 길을 일러 준다 한들 어찌 알아들을 수가 있겠느냐."

 

 

 

아라비아 속담에 `듣고 있으면 내가 이득을 얻고, 말하고 있으면 남이 이득을 얻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들으려면 3가지를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첫째는 '상대가 그냥 말하는 것'을 듣어야 하고,

둘째는 '상대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것'을 들어야 하고,

셋째는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을 들어야 한답니다.

 

나는 첫째만이라도 제대로 하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많이 보고, 많이 듣고, 적게 말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더불어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까지 들을 수 있도록 나를 많이 비워나가야겠습니다.

 

오늘은 빈 잔 준비해 놓고 갑니다.

여유있게 천천히 물 여 드시고 가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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