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봄날의 유아독존(唯我獨尊)

難勝 2012. 3. 13. 19:34

 

 

 

 

유아독존(唯我獨尊)

 

봄을 맞으니 높은 산 낮은 들 모두가 아름답고

울창한 숲에 비 지나가고 나니 두견새 지저귄다.

 

인적은 고요하여 그림같이 달 밝은 밤에

꽃잎은 휘날리고 술에 취해 노래 부른다.

 

 

承春高下盡鮮姸 雨過喬林叫杜鵑

승춘고하진선연 우과교림규두견

 

人靜畵樓明月夜 醉歌歡酒落花前

인정화루명월야 취가환주락화전

 

 

 

이 게송은 부처님이 처음 태어나실 때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사방을 돌아보시며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에 유아독존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정엄(淨嚴) 선사가 착어를 한 글입니다.

 

 

봄이 왔다.

높은 산 낮은 들에 모두 봄이 왔다.

 

큰 나무 작은 풀들에는 하나같이 새싹이 움트고 있고

꽃은 만발하여 그 향기들이 서로 서로 뽐내고 있다.

 

마침 봄비가 한 줄기 지나가고

한껏 뻗은 가지에는 두견새도 못 참아 목청을 돋우어 줄기차게 노래 부르고 있다.

 

날씨는 얼마나 따뜻하고 화창한가.

그 아름다움을 무어라 형용할 수 없다.

 

거기에 누군가가 풍경에 취하고 술에 취하여 흥겹고 가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흐드러지게 나부끼는 꽃비를 맞으며 노래를 부른다.

 

참으로 근사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