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길상초(吉相草) 이야기

難勝 2012. 4. 1. 04:48

 

 

길상초(吉相草)의 전생이야기

 

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급고독 장자의 친우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급고독 장자의 벗. 친구. 친족. 신세지는 이들은 장자에게 말하였다.

"대장자여. 저 당신의 친우는 그 생 (生)이나 종족. 재산. 곡물 등에 있어서 당신과 같거나 또는 낫지 못한데 왜 당신은 그와 친하게 지냅니까. 그만 두십시요."

 

이렇게 몇 번이나 충고 하였다. 그러나 장자는

‘우의란 나보다 못한 이와도 같은 이와도 잘난 이와도 맺어야 할 것입니다." 하면서 그들의 충고를 듣지 않고 자기 소유인 촌락에 가서 그를 재산관리인으로 임명하고 출발한 일 등은 불운자의 전생이야기 (제八三)에 나왔다.

 

다만 지금의 경우에 있어서는 장자가 부처님께 나아가 자기 집 사정을 사뢰었을 때 부처님은

"장자여. 벗이란 결코 나보다 못한 것이 아니다. 그 벗을 보호할 수 있는 기능(技能)이야 말로 그 바른 척도(尺度) 가 되는 것이다.

벗이라 할 때는 나보다 못하거나 나와 같더라도 다 나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왜 그러냐 하면 모든 벗들은 자기 위에 내려지는 무거운 짐을 반드시 덜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대는 지금 그 친우에 의해 한 집 재산의 주인이 되었지만은 전생에는 그 친우에 의해 천궁(天宮)의 주인이 된 일이 있다."

하고 그의 청을 따라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그 궁정(宮定)에 난 길상초(吉相草) 덤불의 초신(草神)으로 있었다.

또 그 궁정에는 마침 왕좌(王坐)에 멀지 않은 곳에 줄기가 곧고 가지가 사방으로 넓게 퍼진 행(幸) 나무가 있었다.

왕의 근신(近臣)들은 항상 그것을 받들고 있었는데 그 이름을 또 뭇카카나무라고 하였다.

그 나무에 큰 위력이 있는 신왕(神王)이 있었는데 보살은 그와 매우 친하게 지냈었다.

 

어느 때 범여왕은 외기둥의 궁전에 나와 있었다.

그 기둥이 흔들리므로 신하들은 그것을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목수들을 불러 말하였다.

"목수들. 내 외기둥 궁전의 기둥이 흔들린다. 다시 다른 나무 기둥을 가지고 와서 갈아 넣어라."

 

그들은 분부를 받고 적당한 나무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다른 데는 없고 궁정 안의 뭇카카나무 뿐이었다.

그들이 그곳을 나올 때 왕은 물었다.

"어때. 어디 적당한 나무가 있던가."

"대왕님. 보기는 보았습니다마는 우리는 그것을 벨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런가."

"우리는 다른 데서는 적당한 나무를 발견할 수 없어 궁정에 들어갔더니 거기 있는 왕수(무카카나무)를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을 벨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니야. 가서 그것을 베어 저 궁전을 튼튼하게 하라. 나는 다른 왕수를 심으리라."

 

그들은 분부를 받고 공물(供物)을 가지고 궁정에 들어가 왕수에 공양하며 내일 베겠다. 알리고 돌아왔다.

 

그 나무의 여신(女伸)은 이 말을 듣자.

"내일이면 우리 천궁이 없어진다. 나는 이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로 가면 좋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갈 곳이 없으므로 아이들의 목을 안고 울고 있었다.

 

그의 벗들인 여러 나무의 신들은 와서 어찌된 일인가고 물어 그 사정을 알았으나. 자기들도 그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할 방법이 없으므로 그 여신을 안고 울기 시작했다.

그 때에 보살은 그 여신을 찾아가 듣고 말하였다.

"걱정 마시오. 나는 이 나무가 베어지는 것을 잠자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요. 내일 목수가 왔을 때 내가 하는 일을 보아 주시오."

이렇게 그 여신을 위로 하였다.

 

이튿날 목수들이 왔을 때 보살은 카멜레온으로 몸을 변하고 목수들보다 먼저 가서 그 왕수의 뿌리를 파고들어 그 나무를 구멍투성이로 만들어 놓은 뒤에 그 나무 중간쯤의 가지 꼭대기에 올라가 머리를 흔들며 앉아 있었다.  

목수의 우두머리는 그 카멜레온을 보고 손으로 나무를 두드리면서  

"이런 구멍투성이인 나무로는 틀렸다. 어제는 그것을 조금도 모르고 부질없이 공양만 하였다." 하고  

하늘에 높이 솟은 나무를 원망하면서 돌아갔다.  

 

그 나무의 여신은 보살 덕택으로 천궁의 여왕이 되었다.  

그녀를 축하하기 위해 모든 나무 신들이 모여왔다.  

 

여신은 그 천궁을 차지하게 된 일에 만족하여 그들 앞에서 보살의 덕을 칭송하였다.  

"여러분 우리는 위력을 가졌으나 미련하게도 그런 방편을 몰랐다. 

그러나 이 길상초의 신은 그 구족한 지혜로 나를 이 천궁의 주인이 되게 해 주었다.

실로 같은 이나 나은 이나 못한 이나 다 벗으로 삼아야 한다.  

모든 벗은 그 각자의 힘에 의해 벗들에게 고통이 생겼을 때에는 그것을 구해 주어 안락하게 한다."  

하면서 벗을 찬탄하고 다음 계송을 읊었다.  

 

 

나와 같은 이도 낫다고 생각하며

 

나보다 못한 이도 낫다고 생각하라

 

그들은 어려울 때 큰 도움을 주리니

 

행수가 길상초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그러므로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서

 

나와 같은 이, 나보다 나은 이만 가릴 것이 아니라

 

나 보다 못한 이도 벗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행수는 이 게송으로 여러 신들에게 설법하고 일생 동안 길상초 신과 친하게 지냈다.  

그리고 죽어서는 그 업을 따라 날 곳에 났다.  

 

 

부처님은 이 설법을 마치시고 다시 전생과 금생을 결부시켜  

"그 때의 그 수행신은 지금의 저 아난다요. 그 길상초는 바로 나였다." 고 말씀 하셨다.  

 

 

 

<동국 역경원발행 한글대장경 중 본생경(本生經)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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