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불교 세시풍속

難勝 2007. 9. 25. 04:19
 

1월

원일[설날]-한 해가 시작되는 첫 날은 세시풍속(歲時風俗)에서 뿐만 아니라 민속학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가 부여되는 날이라 할 것입니다. '으뜸되는 아침'이라는 뜻을 지닌 원단(元旦), 혹은 원일(元日)은 우리 전통의 생활 속에서 한 해를 맞이하는 의례(儀禮)를 바탕으로 새로운 한 해의 기원과 길흉(吉凶)을 점쳐보는 소박한 풍속들이 이어오고 있습니다.


입춘: 立春은 24절기(節氣) 가운데 상징적으로 새로운 계절의 시작인 봄의 문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역시 정월(正月) 풍속과 함께 다양한 한 해의 복(福)을 기원하는 다양한 풍속들이 있습니다

인일,해.자.사일

상원[대보름]


2월

초하루[삭일]-조선시대(朝鮮時代)에는 긴 겨울 동안 쉬었던 노비(奴婢)들이 2월이 되면 이제 농사 준비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노비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하루를 즐겁게 쉬게 하여 노비들에게 주식(酒食)을 베풀고 배불리 먹게 하였습니다.

이때 노비들은 농악(農樂)을 치며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또한 시절음식인 송편[송병(松餠)]을 노비들에게 그 나이 수 대로 나누어 먹이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노비(奴婢)의 분류는 본래 '노(奴)'는 사내종이고 '비(婢)'는 계집종을 일컫는 것입니다. 고전(古典) 문장에서 노(奴)와 비(婢)의 글자만으로도 성별(性別)을 구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경칩일

한식일-寒食은 동지(冬至)로부터 105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음력(陰曆)으로 2월과 3월에 걸쳐서 드는데, 2월에 드는 경우가 많아 2월 세시(歲時)에 소개하겠습니다. 참고로 2003년의 한식은 양력(陽曆) 4월 6일이고 음력(陰曆)으로는 계미년(癸未年) 3월 5일입니다. 또한 절기(節氣)로 청명(淸明)과 한식(寒食)날이 전후해서 있어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3월

삼짇날[중삼]-양수(陽數) 중복일 풍속의 하나입니다. 음양설(陰陽說)로 숫자는 짝수가 음기(陰氣)이고 홀수가 양기(陽氣)입니다. 그래서 날짜에 양기가 겹치는 날은 왕성한 양(陽)의 기운이 넘치는 날이기에 예로부터 커다란 명절로 일컬어 왔습니다.

3월 3일, 5월 5일{단오(端午)}, 7월 7일{칠석(七夕)}, 9월 9일{중양절{重陽節)} 모두 커다란 명절이었습니다. 특히 3이라는 숫자는 순양(純陽)의 '1'과 순음(純陰)의 '2'가 결합하여 얻어진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진 길수(吉數)로 여겨졌기에, 3월 3일은 만물(萬物)이 소생하는 왕성한 만춘(滿春)의 봄기운으로 인해 야외에서 얻어지는 풍속이 많은 날입니다. 근래에 삼짇날을 단순하게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로만 인식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03년 삼짇날은 양력으로 4월 4일입니다.



4월

초파일[석탄일]-浴佛日(욕불일)}은 불교신도들이 석가탄신일(釋伽誕辰日)로 경축하면서 사찰(寺刹)에 가서 재(齋)를 올리고 연등(燃燈)을 하며 제등행렬(提燈行列)을 함으로써 종교적인 차원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 전통 사회에서는 민간의 행사로 성대한 풍속이었습니다.



5월

단오- 동양세계에서 고래(古來)로 지켜온 대표적 명절(名節) 중의 하나로, 특히 양수(陽數)[기수(奇數)로도 표현함]가 겹치는 날[3월3일, 5월5일, 7월7일, 9월9일]의 명절 중 볕이 가장 강하다고 하여 성대하게 풍속(風俗)이 행해지는 날입니다. 가정에서는 정갈한 음식을 마련해 단오차례(端午茶禮)를 지내고 여러 가지 풍속 놀이를 하며 하루를 즐깁니다.

단오의 의미는 초오(初午)라는 뜻으로 5월의 첫 오일(午日: 말의 날)을 말하고, 수(數)에서 홀수가 음양(陰陽)의 양수(陽數)에 해당하기에 달과 일의 수(數)가 겹치는 날이기도 한 5월 5일이 큰 명절이 되었습니다. 별칭(別稱)으로 천중절(天中節), 중오절(重五節), 단양(端陽) 등으로 불리며 우리 나라에서는 수릿날이라고도 불립니다. [ 端(단)단오, 단정하다, 실마리, 끝 ]



6월

유두[유월보름]-본래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이란 말의 준말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동편의 맑은 시냇가에서 머리 감고 몸을 씻는다"는 의미인데, 여름철 더운 날씨를 이겨내는 방법이며 동쪽은 양기(陽氣)가 가장 왕성한 곳으로 청(靑)에 해당하기에 '동류(東流)'를 택하여 불길한 것을 씻어내는 것입니다.

이는 고려(高麗) 명종(明宗) 때의 학자 김극기(金克己)의 문집(文集)에 신라(新羅) 동도(東都; 경주)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풍속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몸을 청결하게 하고 하루를 맑게 노닐면서 지내면 상서(祥瑞)롭지 못한 기운을 제거하고 여름철의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의미로 행해지는 토속적(土俗的)인 풍속입니다.


삼복날-일년 중에서 더위가 가장 심한{혹서(酷暑)} 시기이기도 하기에 삼복더위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삼복(三伏)은 음력(陰曆)의 개념이 아닌 양력(陽曆)의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초복(初伏)은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돌아오는 경일(庚日)이고, 네 번째 경일(庚日)은 중복(中伏)이며, 입추(立秋)로부터 첫 번째 경일(庚日)이 말복(末伏)입니다.

삼복(三伏)의 풍속은 더운 여름철을 극복하는 방편으로 주식(酒食)을 마련해서 계곡이나 산을 찾아 더위를 잊고 하루를 즐기는 여유를 지녔던 것입니다. 올 양력(陽曆) 1999년의 삼복(三伏)은 초복이 7월 17일이고, 중복은 7월 27일, 말복은 8월 16일{월복(越伏)}입니다.

특히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에 원기(元氣)를 회복하는 음식을 마련해서 더위를 이겨낸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입니다. [ 越(월) 넘다,뛰어나다 ]


7월

칠월칠석-견우(牽牛)와 직녀(織女)의 애틋한 사랑 전설(傳說)을 간직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아낙네들의 길쌈 솜씨나 청년들의 학문 연마(硏磨)를 위해 밤하늘에 별을 그리며 소원을 빌곤 합니다. 애절한 사랑 전설(傳說)만큼이나 잠 못 이루는 한여름 밤의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기도 한 칠석(七夕)은 천상(天上)과 지상(地上)을 연결하는 풍속(風俗)으로 발전합니다. 양력(陽曆) 2004년의 칠석(七夕)은 8월 22일입니다. [ 牽(견) 끌다. 織(직) 짜다 ]


백중일[백종일]-백중일은 여타 보름날 명절(名節)과 같이 고래(古來)로 남녀가 모여 온갖 음식을 갖추어 놓고 가무(歌舞)를 즐기면서 하루를 놀았습니다. 지방에 따라 씨름 대회를 즐겼는데, 사찰(寺刹)의 승려(僧侶)들과 머슴들까지 다양한 풍속(風俗)을 즐겼습니다.



8월

중추절[한가위]-한가위는 원단(元旦: 설)과 함께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名節)답게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데, '가위'라는 명칭이 신라 시대 가배(嘉俳 : 혹은 嘉排) 풍속에서 변천된 것이고, '추석(秋夕)'이라는 명칭은 <예기(禮記)>의 "춘조월추석월(春朝月 秋夕月)"에서 유래된 것으로 봅니다. 특히 가을의 중심 8월은 만물이 성숙(成熟)하는 좋은 철이기에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 하여 온갖 음식과 과실(果實)을 풍성하게 장만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하는 속담(俗談)에서도 알 수 있듯이 풍요로움 속에서 조상의 은덕(恩德)을 기리고 밝은 한가위 달과 함께 다양한 행사와 풍속으로 지냅니다. [嘉(가)아름답다,좋다. 俳(배)광대. 排(배)물리치다 ]



9월

중양절-重陽節{음력 9월 9일}은 양수(陽數)가 겹친 날이라는 의미이고, 중구(重九) 역시 구(九)가 중복된다는 의미입니다. 중양절은 양수중복일(陽數重複日) 풍속의 하나로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계절의 풍요로움으로 인해 다양한 시절음식(時節飮食)과 풍속(風俗)들이 행해집니다. 또한 이 날은 제비가 강남(江南)으로 간다고 전해지는데, 실제 이 시기가 되면 제비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10월: 十月은 '상달'이라 하듯이 겨울을 준비하는 맹동(孟冬)이자 입동(立冬)의 달이면서 다양한 제례(祭禮)의 행사가 행해지는 때입니다. 오일(午日: 마일(馬日)) 고사(告祀)와 성주제, 그리고 시제(時祭) 등 많은 제례 행사는 감사(感謝)와 안녕(安寧)의 기원을 희망하는 풍속들입니다.


11월

동지[아세]-겨울철의 대표적 명절(名節)로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와 대칭되는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입니다. 자원(字源)으로 볼 때도 하지.동지의 지(至)자의 의미가 '이르다, 지극하다'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하지와 동지는 태양의 운행을 중심으로 여름과 겨울의 도달을 의미하면서 또한 그 계절의 정점을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지는 고대(古代) 시절에 설{원단(元旦)}로 삼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아세(亞歲: 작은 설)라고도 합니다. 특히 민간(民間)에서는 동지 팥죽이라 하여 팥죽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합니다. [ 亞(아) 버금 ]


12월

납일[납평]-중국에서 시작된 풍속이지만 오행신앙(五行信仰)에 의해 시대와 나라마다 납일을 정하는 방식이 달라 동지(冬至) 후 세 번째 술일(戌日), 진일(辰日) 등으로 이어왔는데,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에 와서 동지(冬至) 후 세 번째 미일(未日)에 해당하는 날을 납일(臘日)로 정하고 종묘(宗廟)와 사직(社稷)에 큰 제사를 지냈습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 "오색(五色)으로 청제(靑帝)는 미랍(未臘)에 해당하니, 오행(五行)으로 목(木)에 해당하고 목(木)은 방위로 동(東)에 해당하기에 동방(東方)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미일(未日)로 정해졌다."라는 설(說)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2003년의 납일을 따져보면 양력(陽曆)은 서기 2003년 1월 22일이고, 음력(陰曆)으로는 임오년(壬午年) 12월 20일{乙未日}에 해당합니다.


제석[제야 :그믐]-한 해를 마감하는 날{除는 제거한다는 의미, 夕은 저녁}입니다. 그래서 1년간을 마무리하는 의미의 다양한 풍속들이 생겨났는데, 이것은 결국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1년간 거래(去來)의 청산(淸算)을 이 날 끝내야 했기 때문에 외상이나 빚을 받기 위해 밤 늦도록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날 자정(子正)을 넘기면 정월 보름까지 독촉을 할 수 없다고들 합니다.

제야(除夜)의 종(鐘)은 본래 각 절에서 108번을 치는 것에서 유래되었지만, 현대에 들어와 전통(傳統)의 보전 차원에서 행해지는 서울 보신각(寶信閣)의 33번 타종(打鐘)도 본래 제석(除夕)에 행해졌기에, 양력(陽曆)으로 12월 31일에 행해지는 것은 다소 어긋하는 것입니다.



윤달 세시풍속-閏月은 일반적으로 전통 태음력(太陰曆)에서 19년 동안 7번의 윤달을 넣어 책력(冊曆)과 계절(季節)을 일치시켰는데, 명칭은 윤월(閏月), 윤삭(閏朔), 윤여(閏餘) 등으로 불립니다.

윤달은 일년 중 한 달이 가외로 더 있는 달이기에 모든 일에 부정(不淨)을 타거나 액(厄)이 끼이지 않는 달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주로 집안의 수리나 이사(移徙)를 하기도 하고, 특히 혼례(婚禮)를 올리는 날로 잡거나 집안 어른의 수의(壽衣)를 만들어 놓으면 좋다 하여 윤달에 많이 거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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