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관음재일에 새겨보는 이야기 - 정백인과 왕마자

難勝 2007. 10. 4. 04:43
 

태청 휘상,정백인은 양주에 오랫동안 살면서 관음보살을 정성껏 섬겼다.

을유년 여름 병정들이 양주성을 지나게 되어 백인은 관세음보살님 앞에 나아가 가족이 모두 안전하게 피난하게 되기를 빌었다. 그런데 꿈에 관음보살이 나타나 말했다.

"너의 가족17명중에 16명은 무사히 피난할 수 있으나 한사람은 안된다."

"그 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바로 너다"

"어찌하여 그러합니까?"

"너는 전생에 왕마자란 사람을 칼로 잘라 죽인 일이 있는데 이제 그 과보로 그의 칼에 맞아 죽게 될 것이다. 너희 가족은 모두 동상(東床)에 있게하고 너는 혼자 중당에 기다려 가족에 누가 없게 하라."

너무나도 역역하여 가족을 모두 피난시킨 뒤 그는 체념한듯 그저 부지런히 경만 읽고 있었다. 그랬더니 5일 후 과연 병정 한 사람이 문 앞으로 왔다. 백인은 흔연한 마음으로 영접하며, "어서 오십시요 왕마자 선생" 하니 왕마자는 어리둥절하며,

"어떻게 나의 이름을 알았습니까?"하고 물었다.

백인이 전날 꿈 이야기를 하며, "내가 전생에 당신을 죽였으니 오늘은 내가 마땅히 죽을 것을 각오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다시는 나와 원수가 되지 맙시다." 하니 그도 너무 희한한 일이라,

"그렇다면 오늘 그 원한을 풀고 다정한 벗이 됩시다." 하고 칼로 백인을 죽이는 흉내만 내고 그만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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