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다른 종교와 어떻게 다른가
모든 종교는 교리 자체도 서로 다르지만 성격 또한 매우 판이한다. 종교의 성격은 그 종교를 탄생시킨 지역의 풍토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사막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일어난 이슬람교는 그 교리가 강인하고 도전적이다. 또 예수가 불모의 황야에서 명상을 통해 신(神)을 구함으로써 시작된 기독교는 사랑을 내세우면서도 이교도에게는 무자비하고 이단에 대해서는 용서가 없다. 뿐만 아니라 지상에 신의 낙원이 실현되었을 때 예수를 믿지 않는 자는 모두 불세례로 최후의 심판을 받는다고 하는 생각은 적막한 요르단 계곡과 삭막한 황야의 고르지 못하고 매서운 풍토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 하겠다.
이에 반해 불교는 히말라야 남쪽 기슭의 비옥한 땅과 풍족한 강물, 춘하추동 사계절의 혜택 속에서 농사를 지어 풍요를 누리며 평온하게 살 수 있었던 곳에서 생겨났다. 자비와 고요한 명상은 이런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석존이 입멸(入滅)한 뒤 교리해석상의 이견(異見) 대립으로 교단이 분열되어 이른바 이단적인 세력이 생겼을 때도 한 교단 안에 공존했다.
또 하나의 두드러진 차이는 교조(敎祖)의 처지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예컨대 예수는 신의 아들이며 역사상 유일무이한 단 하나의 ‘인격’이다. 그러나 석존은 신이 아니다. 진리를 직접 몸으로 체험한 ‘인간’이다. 따라서 예수는 신의 아들로서 신의 계시를 받아 자신을 믿는 자들을 신의 힘을 빌어 구원하지만, 석존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다른 사람이 깨닫지 못했던 법, 즉 대우주의 진리를 깨달았듯이 누구나 스스로 깨달음을 향하여 정진(精進)하면 다 부처가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즉 석존이 몸소 실천하여 부처가 됨으로써 “모든 인간은 부처가 될 본성(불성:佛性)을 이미 지니고 있다”는 것을 실증해 보이셨다. 자신의 노력으로 자신을 구원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적인 차이는 ‘죄(罪)’에 대한 생각이다. 기독교의 신과 인간 사이에는 무한, 절대적인 거리가 있으며, 그 뛰어넘을 수 없는 거리는 인간의 원죄(原罪) 때문이라고 한다. 지혜에 눈뜬 것이 곧 죄(원죄)가 된 것이다.
불교에서는 앞에서 말했듯이, 모든 인간은 누구나 부처가 될 본성을 지니고 있으나 다만 그 본성이 악한 쪽으로 기울어졌느냐, 선한 쪽으로 기우느냐 하는 것은 각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지 선천적인 죄인은 없다고 한다. 오히려 지혜야말로 자기 구원의 씨앗이라고 한다. 따라서 다른 종교에서 인간은 어디까지나 인간이지 결코 신은 될 수 없지만 불교에서는 노력에 따라서는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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