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설일체유부의 실재론적 경향에 반발하여 순수하게 부처님이 설한 경만을 따를 것을 주장하였으며, 현재에만 실체가 있고, 과거와 미래에는 실체가 없다(現在有體過未無體)고 주장한 부파는?
① 대중부 ② 독자부 ③ 화지부 ④ 경량부
경량부
경부(經部)라고도 한다. 불멸(佛滅) 후 100년경에 유부(有部:說一切有部)에서 분파하였는데, 뒤에 유부와 더불어 소승의 대표로 알려졌다. 논장(論藏) 중심주의의 유부에 반대하여 경장(經藏)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서 명칭이 생겼다.
시조는 쿠마랄라타(Kumāralāta)로 여겨지나 《아비달마대비바사론(阿毘達磨大毘婆沙論:Abhidharmamahasastastra)》으로 유부와 대립하는 비유자(比喩者:dār āntika)가 그 근원이 되었던 것 같다. 바수반두(婆藪槃頭: Vasubandhu, 世親)의 《구사론(俱舍論)》과 하리바르만(訶梨跋摩:Harivarman)의 성실론(成實論)은 이 파의 영향하에 있다.
그러나 이 파의 교의서(敎義書)가 남아 있지 않으므로 그 학설은 《구사론》과 《이부종륜론(異部宗輪論)》의 인용으로 알려져 있다. 그에 의하면 유부의 극단적인 다원적실재론(多元的實在論)에 반대하여 불상응행법(不相應行法:物·心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형식적 개념)을 비유(非有)로 하고, 색(色:物質)으로서 지(地)·수(水)·화(火)·풍(風) 등 4대종(四大種)의 극미(極微:原子)만을 인정하고, 심(心)으로는 심소(心所)의 별체(別體)를 부정하고 심왕(心王)만을 실유(實有)로 하였다.
또한 유부가 과거·현재·미래의 여러 법을 실재(實在)로 하는 삼세실유(三世實有)인 데 비해 현재만을 유체(有體)로 하고 무위법(無爲法)을 비유(非有)로 하여, 열반(涅槃)은 번뇌의 멸도(滅度)이므로 무(無)라고 하였다.
그리고 색심호훈(色心互熏:物·心의 상호영향)을 주장하고 제업(諸業)을 사념(思念)의 종자의 발현으로 보아 깨달음의 종자를 인정하는 등 유식설(唯識說)의 선구가 되었는데, 그 입장은 현상론적(現象論的)이어서 유식설의 관념론과는 차이가 있다.
대중부
불멸(佛滅) 100여 년 후 계율의 해석문제로 보수적인 상좌부파(上座部派)와 갈라선 진보세력의 분파이다. 그 후 일설부(一說部) ·설출세부(說出世部) ·다문부(多聞部) ·설가부(說假部) ·제다산부(制多山部) 등 본말구파(本末九派)로 분파되어 중부 인도로부터 남부 인도에 걸쳐 분포되었는데, 아프간 지방까지 세력이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진보 ·자유주의적이고 대승적(大乘的) 색채가 강하여 대승불교 성립의 원천이 된 것으로 전한다. 대중부 계통의 사상적 입장은 연기설(緣起說)로서, 상좌부 계통의 현재 실유설(現在實有說)과는 정반대의 입장에 있다. 또한 현재만을 인정하고, 과거 ·미래를 부정하는 과미무체설(過未無體說), 존재무실체성(存在無實體性)으로서의 가명설(假名說)을 주창한다. 또한 유위법(有爲法)을 규정하는 이법(理法)으로서 구무위(九無爲)를 내세우며, 심성론(心性論)에서는 심성본정설(心性本淨說)을 취한다. 사향사과(四向四果)를 교설(敎說)하는 데도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최후의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독자부
불멸(佛滅) 후 300년경에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에서 갈라진 학파로, 만유(萬有)를 과거 ·현재 ·미래의 3세(三世)와 무위(無爲) ·불가설(不可說)로 나눈 소위 오법장설(五法藏說)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윤회(輪廻)의 주체로서의 푸드가라[補特伽羅]라는 실체의 존재를 인정했던 점에서, 불교의 근본교리인 무아설과 상치하며, 이 때문에 부불법외도(附佛法外道), 즉 불법 안에 있는 외도로 비난받고 있다. 그러나 그 푸드가라를 가현적(假現的) 존재로 파악하고 오온(五蘊)과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다 하여, 그 설명이 곤란한 점을 인정하고 불가설장을 세운 것은 중요한 교리적 발전이다.
화지부
대중부는 근본식(根本識), 화지부(化地部)는 궁생사온(窮生死蘊)이라는 개념으로써 인간의 지속적 주체를 인정했다. 이 모든 개념들은 석존의 엄격한 무상·무아 사상의 철학적 수정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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