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수십마리의 호랑이를 잡은 바보 이야기 - 바보 맞어?

難勝 2009. 3. 12. 06:06

                     수십마리의 호랑이를 잡은 바보 이야기

 

옛날에 한 바보가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바보는 하루종일 하는 일이라고는 밥먹고, 똥싸고,
 밥먹고, 똥싸고 하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하루는 어머니가 보다못해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야, 이놈아, 다른집 아이들은 나무도 해 오고, 땅도파고 하는데, 너는 뭐가 되려고
  밥만 먹고 똥만 싸느냐?"
 그러자 바보는 괭이를 들고 마당에 나가더니 땅을 깊이 팠습니다.
 그리고는
파놓은 구덩이에 푸드득 푸드득 똥을 싸고는 흙으로 덮고서 그위에  참깨를 한 섬 부었습니다.
 어머니는 기가 막혀 혀를 끌끌 찼습니다.
    
 
"아니 저놈이 어쩔려고 저런다냐."

 며칠이 지나자 그 자리에는 참깨나무가 수북히 돋아나더니 나더니 참깨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바보는 열 가마니가 넘게 깨를 따서는, 그 깨로 기름을 짜서 항아리에 부었지요.
     
 그리고 어디서 구했는지, 강아지 한 마리를 얻어와 기름항아리에 넣었다 꺼냈다를 수십번 되풀이 했습니다.
 강아지는 고소한 기름에 절을 대로 절어서 매끈매끈하고 반들반들해졌지요.
    
 이제바보는 칡넝쿨로 동아줄을 꼬았습니다.
 동아줄 한끝에는 강아지를 매달고 다른 한 끝은 큰 나무에다 꽁꽁 묶어두었습니다.
     
 참기름 냄새가 솔솔 사방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러자 호랑이들이 고소한 냄새를 맡고 한 마리 두 마리씩 모여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굶어있었던 호랑이가 한 마리가 날름 강아지를 삼켰습니다.
    
 그런데 그 강아지가 하도 미끄러워서 입으로 삼키자마자 똥구멍으로 홀딱  빠져 나왔습니다.
 이렇게 나온  강아지를 다른 호랑이가 집어 삼키면 또 나오고, 삼키면 또나오고...
 반복이 수없이 되풀이하자, 호랑이 수십마리가 동화줄에 구슬 꿰이듯 되었고
 또 이것이 뒤죽박죽 얽혀서 호랑이들은 꼼작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바보는 잡은 호랑이들을 많은 돈을 받고 장에다 내다 팔았습니다.
 그렇게 판 돈으로 오랫동안 잘먹고 잘싸고 잘 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