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놈아, 다른집 아이들은 나무도 해 오고, 땅도파고 하는데, 너는 뭐가 되려고 밥만 먹고 똥만 싸느냐?" 그러자 바보는 괭이를 들고 마당에 나가더니 땅을 깊이 팠습니다. 그리고는 파놓은 구덩이에 푸드득 푸드득 똥을 싸고는 흙으로 덮고서 그위에 참깨를 한 섬 부었습니다. 어머니는 기가 막혀 혀를 끌끌 찼습니다. "아니 저놈이 어쩔려고 저런다냐." 며칠이 지나자 그 자리에는 참깨나무가 수북히 돋아나더니 나더니 참깨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바보는 열 가마니가 넘게 깨를 따서는, 그 깨로 기름을 짜서 항아리에 부었지요. 그리고 어디서 구했는지, 강아지 한 마리를 얻어와 기름항아리에 넣었다 꺼냈다를 수십번 되풀이 했습니다. 강아지는 고소한 기름에 절을 대로 절어서 매끈매끈하고 반들반들해졌지요. 이제바보는 칡넝쿨로 동아줄을 꼬았습니다. 동아줄 한끝에는 강아지를 매달고 다른 한 끝은 큰 나무에다 꽁꽁 묶어두었습니다. 참기름 냄새가 솔솔 사방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러자 호랑이들이 고소한 냄새를 맡고 한 마리 두 마리씩 모여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굶어있었던 호랑이가 한 마리가 날름 강아지를 삼켰습니다. 그런데 그 강아지가 하도 미끄러워서 입으로 삼키자마자 똥구멍으로 홀딱 빠져 나왔습니다. 이렇게 나온 강아지를 다른 호랑이가 집어 삼키면 또 나오고, 삼키면 또나오고... 반복이 수없이 되풀이하자, 호랑이 수십마리가 동화줄에 구슬 꿰이듯 되었고 또 이것이 뒤죽박죽 얽혀서 호랑이들은 꼼작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바보는 잡은 호랑이들을 많은 돈을 받고 장에다 내다 팔았습니다. 그렇게 판 돈으로 오랫동안 잘먹고 잘싸고 잘 살았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