井上子畓井下女畓(정상자답정하여답)
어떤 늙은이에게 양아들과 친딸이 있었다.
그 늙은이에게는 샘물을 가운데 두고 위쪽에 세 마지기,
아래쪽에 세 마지기의 논이 있었다.
그런데 샘물 위의 논은 가물면 물이 모자라 농사짓기가 고약했다.
아버지는 죽을 때 "정상자답정하여답(井上子畓井下女畓)"이라고
쓴 유언장을 남겼다.
그 유서를 아들은 '우물이 위에 있는 논이 아들 논이요,
우물이 밑에 있는 것이 딸의 논이다'라고 해석했고,
딸은 딸대로 '우물 위에 있는 것이 아들 논이고
우물 밑에 있는 것이 딸의 논이다'라고 해석했다.
마침내 재판까지 하게 되었다.
유서를 살펴보던 고을 원이 가만히 궁리해 보니,
딸이란 출가외인인데 그 아비가 좋은 논을 줄 리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 문장을 보니 이렇게 해석 되었다.
"우물이 위에 있는 것이 아들의 논이요,
우물이 밑에 있는 것이 딸의 논이다."
이래서 좋은 논은 아들 차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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