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근본원리 또는 인간의 생사와 같은 문제를 해명해 주는 것을 종교사상이라고 부르고, 그에 입각한 실천행동을 종교행동이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각각 해(解:이론)와 행(行:실천)이라는 말로 부른다. 종교행동은 종교사상에 의해서 행해지므로 전자의 목표와 방법은 후자의 가치내용에 의해서 전적으로 결정된다.
불교에서 종교사상에 해당되는 것은 앞 절에서 살펴본 연기론(緣起論)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연기론은 인간에게 생사의 괴로움이 있게 된 근본원인을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의 종교사상이 이렇게 연기론이라면, 그의 실천적 교설이 어떤 목표를 향해 어떤 방법을 채택할 것인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가 있다.
불교의 연기론에 의하면 인간의 생사 괴로움은 진리에 대한 무지 즉 자기 마음속의 무명(無明)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무지의 타파를 통해 극복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따라서 불교에 있어서의 실천행동의 목표는 무명을 타파한 세계 즉 열반(涅槃)에 있고, 그 방법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무명(無明) 번뇌를 멸하는 자력적인 성격을 띠게 될 것은 물론이다.
연기사상에 입각한 불교의 이러한 실천행동은 신을 중심으로 한 종교의 실천행동과는 본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유신론(有神論)적 종교의 실천행동에서는 신에 대한 절대적인 신앙(信仰)·기도(祈禱)· 제사(祭祀) 등이 주축이 되고 신의 구제를 통해서만이 비로소 종교적 목적이 달성된다. 그러나 불교의 자력적 수행에는 염불(念佛)·발원(發願)·선정(禪定) 등이 중심이 되고 궁극적 깨달음에 이르러 그 목적이 실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불교에서는 해(解)에 못지 않게 행(行)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된다. 신을 중심으로 한 종교와는 달리, 자신의 노력이 아니고는 아무도 그를 구제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행이 없는 해는 한낱 희론에 불과하다고 경계됨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석존은 이론(解)에 해당되는 교설을 베푸실 때마다 그에 상응한 실천(行)을 반드시 함께 설해주고 계신다.
그리하여 불교의 초기 경전에는 사념처(四念處)·사정근(四正斷)·사신족(四神足)·오력(五根)·오력(五力)·칠각지(七覺支)·팔정도(八正道)<이상 三十七助道品> 등을 포함한 실천적 교설이 무수하게 설해져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십업설(十業說)과 사제설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십업설은 세속적인 사회윤리에 관한 대표적인 교설이며, 사제설은 생사 괴로움의 근본적 멸진(滅盡)에 향하는 대표적 수행의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