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시왕(十王) 5 -염라대왕(閻羅大王)

難勝 2009. 7. 15. 05:31

 

5. 염라대왕(閻羅大王)  -오칠일(35일)만에 재판을 받는다-

 

     시왕 중의 우두머리이다. 광명원(光明院)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는

  건물 아래 커다란 둥근 거울이 놓여져 있고 그 받침대에는 정파리경

  (淨파璃鏡)이라 적혀 있다.

  정파리경(淨파璃鏡)이란 깨끗이 투명하게 본질의 근원을 살펴

  밝힌다는 뜻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지은 온갖 죄들이 비친다는

  거울이다.

  이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업경대(業鏡臺)를 말하는 것이다.

 

 

     둥그런 테두리를 둘러싸고 불꽃들이 일고 있고,

  그 앞에 옥졸귀들에 끌려나온 망령들은 부들부들 떨고 있다.

  염라대왕은 다른 시왕들보다 풍체가 크고 음성은 우레와 같다.

 

     거짓으로 남을 속이고, 거짓으로 상대를 곤궁에 처하게 하고,

  자기는 이익을 취하고, 되지도 않을 일을 된다고 속이고,

  스스로는 믿지 않으면서 믿는 척하여

  남을 기만하여 그들의 선택에 혼란을 조성하고,

  옳지 못함을 옳다하고 그릇됨을 옳다하고, 

  진실을 말하는 척하며 남을 속여 혼란을 야기하고,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거짓말을 보탠 죄 등은

  혀로써 지은 죄이므로 발설지옥(拔舌地獄)에 처해진다.

 

     망령이 염라대왕 앞에 서면 구생신(俱生神)을 세워 죄과(罪過)를

  따진다.  구생신(俱生神)이란 사람의 좌우 어깨위에 있으면서

  행동의 선악을 감시하는 남녀신(男女神)인데

  남신(男神)은 이름이 동명(同名)이라 하고

  왼쪽 어깨위에 선업(善業)을 기록하고,

  여신(女神)은 동생(同生)이라 하여

  오른쪽 어깨위에서 악업(惡業)을 기록한다.

  이들은 인간과 같은 날 같은 시에 출생하여 잠시도 떠나지 않고

  인간의 행동 일거수일투족 죄과 모두를 빠짐없이 기록하여

  염라대왕에게 보고한다.

  또 정파리경 팔면 거울에 망령(亡靈)이 서면

  어린 시절부터 죽을 때까지의 죄업(罪業)이 영상(映像)으로

  나타났다 사라진다.

 

     염라대왕 앞에 끌려와서 자기의 죄업을 극구부인하면

     "구생신을 세워라."

     "정파리경을 대령하라." 하면 꼼짝 못하는 것이다.

 

 

 

  발설지옥(拔舌地獄)

 

     사방이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고 문에는 사람의 입모양을 하고

  있다. 그 위에는 발설지옥(拔舌地獄)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포승에 생선 두름처럼 두 줄로 길게 묶인 망령들,  개처럼 목에

  줄이 매어 있는 망령들, 나무에 묶인 망령들은 울부짖고 있다.

 

     옥졸귀들은 망령들의 혀를 집게로 집어 길게 뽑아낸다. 

  망령들은 혀를 잡아당겨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묶여 있어 꿈쩍도 못하고 얼굴만 일그러뜨리고 눈을 허옇게 뜬다. 

  망령들의 혀는 길게 뽑아져 자기 키의 두 배 정도 길게 된다.

  옥졸귀들이 여럿 달려들어 잡아당기면 밀가루 반죽 늘어나듯

  넓적하게 커진다.  늘인 혀의 곳곳에 옥졸귀들은 말뚝을 박는다.

 

     망령들이 눈을 허옇게 뜨고 실신하면 옥졸귀들이 달려들어

  사정없이 두둘겨 패고 삼지창으로 망령의 몸 이곳 저곳을 인정사정

  없이 찔러댄다.  넓게 30여평 쯤 늘어진 혀 위로 옥졸귀 하나가

  쟁기를 맨 황소를 끌고 밭갈 듯이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망령들의 혀는 고랑지듯 줄들이 길게 패이고 피가 솟는다.

  또 다른 옆에는 혀를 역시 30여평 정도 짭아 뽑아서 사방에 말뚝을

  박은 다음 쇠꼬챙이를 촘촘히 박는다. 

  또 다른 곳에는 뽑아진 혀에 바늘을 꼽는다.

  이는 독설가(毒舌家)로 혀로 남의 가슴을 찌른 죄과이다.

  또 다른 곳에는 혀를 길게 빼어 가래떡 썰듯 한다. 

  이는 남의 말을 토막토막 자른 죄과(罪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