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귀가(騎牛歸家) - 소타고 집으로 돌아가다
기우이리욕환가(騎牛而麗欲還家) 소를 타고 유유히 집으로 돌아가노라니,
강적성성송만하(羌笛聲聲送晩霞) 오랑캐 피리소리가 저녁 노을에 실려간다.
일박일가무한의(日拍一歌無限意) 한 박자 한 곡조가 한량없는 뜻이려니,
지음하필고순아(知音何必鼓唇牙) 곡조 아는 이라고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천신만고 끝에 소를 잡아서 채찍과 고삐를 달고,
검게 변한 소의 성품을 다스리고 길들여 온순한 흰 소로 만들어 타고,
피리로 해탈의 노랫가락을 불면서 느릿느릿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이제 모든 투쟁은 끝났다.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없다.
아니 본래 그러한 것들이 없었던 것이다.
본래 그 자리 언어 떠난 언어 속에 줄 없는 거문고의 비밀스런 곡조여.
노랫소리 한가락에 만물이 춤을 추니 누굴 위함 아니니 알아줄 이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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