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맨날 거꾸로 한다.
말해야 할 때 침묵하고, 침묵해야 할 때 떠든다.
세상 살며 생겨나는 많은 문제들이 여기서 생겨난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말해야 할 자리에서는 꿀먹은 벙어리로 앉아 있다가,
물러난 뒷자리에서는 이러쿵저러쿵 불만을 늘어놓는다.
여기서 들은 남의 험담은 금세 저기 가서 말을 옮기고,
함께 나누어야 할 이야기는 남들이 알까 걱정한다.
말해야 할 때 말하기와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기가 참 어렵다.
끝 모를 아득한 하늘,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은 못,
진흙으로 빚어 놓은 佛像같은 침묵을 내 안에 깃들이고 싶다.
戒香 定香 慧香 解脫香 解脫知見香 오분향(五分香)처럼 향기나며,
종고(鍾鼓)처럼 맑게 울리는 그런 소리를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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