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더러운 굼뱅이도 매미로 변해 가을 바람에 이슬을 먹고,
썩은 풀은 빛이 없으나 반딧불로 변해 여름 달 아래 반짝이며,
이와 같이 만물의 순결함은 항상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어둠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糞蟲至穢 變爲蟬 而飮露於秋風,
분충지예 변위선 이음로어추풍,
腐草無光 化爲螢 而耀菜於夏月,
부초무광 화위형 이요채어하월,
故知潔常自汚出 明每從暗生也.
고지결상자오출 명매종암생야.
[채근담(菜根譚)-응수편]
흙 속에서 사는 굼벵이는 한갓 더러운 벌레에 불과하지만 때가 되면 허물을 벗고 매미가 되어 가을바람을 맞으며 이슬을 먹고 삽니다.
썩은 풀도 쓸모없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그 안에 숨은 반딧불이가 썩은 풀을 먹고 자라 한 여름 밤에 아름다운 빛을 냅니다.
이렇듯이 우주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이슬을 먹고 사는 매미의 깨끗함이 굼벵이의 더러움 속에서 태어나고 반딧불이의 아름다운 빛이 썩은 풀 속에서 생겨나는 것도 바로 자연의 이치 때문입니다.
만물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아름다움은 박명한 데서 나오고 잘 쓰여진 문장은 곤궁한 생활에서 빚어 나오게 되는 것이며
성공은 실패한 후에 얻는 열매와도 같습니다.
인생의 행복도 어둡고 한스러운 세월을 겪고 나서 마침내 노력 끝에 이루어지는 법입니다.
오늘날 존경할 만한 역사적인 영웅호걸도 곤궁하고 미천한 처지에서 탄생하였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한때의 실의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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