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상강(霜降)의 의미와 세시풍속

難勝 2010. 10. 21. 06:11

 

 

상강(霜降) 


한로(寒露)와 입동(入冬) 사이에 드는 절기로, 24절기 가운데 열여덟째에 해당한다. 양력으로는 10월 23일경부터 약 15일 동안, 음력으로는 9월이며, 태양의 황경(黃經)은 약 210°가 된다. 된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로, 아침이면 온 땅이 서리로 뒤덮여 아침 햇살을 받아 온통 하얗게 반짝거린다.


이 시기에는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것이다.

옛날의 중국사람들은 상강으로부터 입동 사이의 기간을 5일씩 삼후(三候)로 세분하여 초후(初候)에는 승냥이가 산짐승을 잡고, 중후(中候)에는 초목이 누렇게 떨어지며, 말후(末候)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모두 땅에 숨는다고 하였다.


말후에 가서 벌레가 이미 겨울잠에 들어간다고 한 것으로 보아 계절적으로 추울 때이다.


이는 농경시필기(農耕始畢期)와도 관련된다.

봄에 씨뿌리고 여름에 가꾸어서 가을에 거두어 겨울을 나는 것이 농본국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인 것처럼, 9월 들어 시작된 추수는 상강무렵이면 마무리가 된다.

<농가월령가>도 9월령에서는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타작마침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로 율동감 있게 바쁜 농촌 생활을 읊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농사기술의 개량으로 이러한 행사들이 모두 한 절기 정도 빨라지고 있다.


이 무렵이 되면 농촌의 들에서는 가을걷이로 분주해진다.

벼를 베고 타작을 하며, 벼를 베어낸 논에는 다시 이모작용 가을보리를 파종한다.

누렇게 익은 종자용 호박을 따고, 밤·감과 같은 과실을 거두어들이며, 조·수수 등을 수확한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마지막 고추와 깻잎을 따고, 다시 고구마와 땅콩을 캔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정성들여 가꾼 것을 이 때에 비로소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그

야말로 수확의 계절이요,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는 때가 바로 상강 무렵이다.


이 무렵의 제철음식으로는 국화전을 꼽을 수 있는데, 기름을 두른 번철에 여러 색의 국화꽃을 얹은 쌀이나 밀가루 등 각종 반죽을 놓고 지져 먹는다.


그 밖에 국화주를 빚어 마시기도 하고, 화채를 비롯한 각종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