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방생에 관하여

難勝 2010. 12. 8. 21:16

 

방생에 관하여

 

모든 생명체는 한결같이 자기의 생명에 대해 강한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생명에 대한 집념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하찮은 생명체나 마찬가지입니다.

『열반경(涅槃經)』에 부처님께서 염라대왕에게 말씀하시기를,

“비록 사람이나 짐승이나 귀천에는 다름이 있지만, 자기 생명을 귀중히 여기고 죽음을 두렵게 여긴다는 점으로는 차별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사람은 사람의 목숨은 귀하게 여기면서 다른 생명은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참으로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생명이란 그것이 누구의 것이든 공경해야 하고, 보호해야 하고, 두려워해야 합니다.

산 생명은 아무리 못나고 어리석은 것일지라도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생명의 소중함에는 차별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생명은 무엇보다 존중되어야 합니다.

 

모든 생명체는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성이란 모든 생명체의 근원입니다. 바로 생명체의 주인공입니다.

비록 겉모습은 사람과 짐승이 다르고, 새와 물고기가 다르지만, 그 속의 주인공인 불성은 본질에 있어서는 조금도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겉모습만 보고 분별심을 내어 남을 죽이고 해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입니다.

 

불자라면 방생은 할 지언정 살생(殺生)은 금해야 합니다.

살생은 가장 큰 죄악입니다.

살생은 인과(因果)를 분명히 낳습니다.

 

하찮은 미물(微物)이라도 자기의 목숨을 빼앗은 상대에게는 강한 원한을 갖게 됩니다.

그 원한은 언젠가는 살생을 한 당사자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살생을 할 때는 미물일지라도 순간 잔악한 마음을 일으켜 품성이 거칠어지고, 열등하게 되며, 번뇌의 불길이 치성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업장은 점점 두터워져서 생사윤회를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불자야, 만일 스스로 죽이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서 죽이거나, 어떤 방편으로 죽이거나,

살생을 하는 것을 기뻐하거나 내지 주문으로 죽여서 살생의 인(因)과, 살생의 연(緣)과, 살생의 방법과, 생명의 업을 지어서 일체 생명 있는 것을 짐짓 죽이지 말아야 하느니라.

보살은 응당히 상주하는 자비심과 효순심(孝順心)을 내어 방편으로 일체 중생을 구제해야 할 것이거늘, 도리어 방자한 생각과 즐거운 마음으로 살생하는 이는 보살의 바라이죄(波羅夷罪)니라.”하였습니다.

 

바라이죄란 계율 가운데 가장 엄하게 제지한 것으로 이 중죄를 범한 이는 승려의 자격이 박탈되고, 승단에서 쫓겨나 길이 불법 가운데서 버림을 받아 죽은 뒤에는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진다고 하는 극히 중요한 죄입니다.

 

『범망경(梵網經)』에는

“너희 불자들이여, 칼이나 몽둥이 등 싸우는 기구나, 그물이나, 올가미 등 죽이는 흉기를 비축하지 말지니라.

보살은 부모를 죽인 이에게도 오히려 원수를 갚지 말아야 하거늘 하물며 일체 중생을 죽이리요.

만약 살생하는 기구를 비축하는 이는 경구죄(輕垢罪)를 범하느니라.”

하셨습니다.

 

부처님은 “살생도 하지 말고, 살생하는 도구도 갖지 말며, 고기도 먹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왜 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는가.

고기를 먹는 것은 간접 살생이 되고, 따지고 보면 그 고기가 과거세에 나의 부모요, 형제요,

자매의 살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앙굴마라경(央山屈摩羅經)』에서 말씀하시기를

“일체 중생이 끝없는 옛적부터 생사의 윤회를 거듭하고 있으니, 부모ㆍ형제ㆍ자매 아닌 중생은 하나도 없다.”고 하셨고,

 

『범망경』에는

“불자가 자비한 마음으로 산 것을 살려 주는 것을 할 것이니 일체의 남자는 다 나의 아버지요, 일체의 여인은 다 나의 어머니라, 내가 낳을 때마다 의지하여 나지 않음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육도(六途)의 중생이 다 부모다.” 하시면서,

“잡아서 먹는 것은 곧 나의 부모를 죽이는 것이며, 또한 나의 옛 몸을 죽이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항상 방생을 행할지어다. 만약 세상 사람들이 축생(畜生)을 죽이는 것을 보거든 응당히 방편으로 구호해서 그 고난을 풀어 주고, 항상 보살계를 강설하여 중생을 교화해야 하느니라.” 하셨고,

 

또,『앙굴마라경』에는

“내 고기가 남의 고기와 다 한가지이다.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이 다 고기를 먹지 않는다.” 하셨으며,

 

『능엄경(楞嚴經)』에는

“일체 중생이 근본으로부터 오면서 갖가지 지어 놓은 인연을 가지고 항상 육친 관계를 맺어 왔으나 이렇게 육친인줄 알므로 마땅히 먹지 않느니라.”하셨습니다.

 

죽이지 말고, 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죽을 위험에 있는 생명까지도 살려 주어야 보살의 자비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살생과 식육을 금하는 것이 소극적인 자비라 하면 방생은 적극적인 자비, 지선(至善)의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