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방생의 유래

難勝 2010. 12. 10. 05:18

 

방생의 유래

 

방생의 유래는 언제부터인가?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에 말씀하시기를,

“아주 먼 과거세에 유수(流水) 장자라는 유명한 의사가 있었습니다. 유수 장자는 의술이 뛰어날 뿐 아니라 마음이 자비로워서 병고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은 깊은 산골을 지나가다가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독수리, 승냥이, 이리 등 육식 동물들이 모두 한 곳을 향하여 달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광경을 보고 유수 장자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들이 달려가는 곳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 곳에는 작은 연못이 하나 있었습니다.

연못에는 가뭄으로 물이 줄어들어 바닥이 막 드러나려는 때였습니다.

독수리, 솔개 등 날짐승과 이리, 승냥이들이 모두 이 작은 연못으로 물고기를 잡아먹기 위하여 모여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연못에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이제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몸을 뒤틀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의사인 유수 장자로서는 차마 그대로 지나칠 수가 없는 참혹한 정경이었습니다.

마치 물고기들이 의사인 유수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듯 했습니다.

 

유수 장자는 그들을 살리려고 주변에 물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그 주변에는 적당한 물이 없었습니다.

마침 한 곳에 큰 강물이 있었으나,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물줄기를 다른 데로 옮겨 물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게 해 놓았기 때문에, 그것을 고쳐서 마른 연못으로 물을 댄다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의사는 황급히 본국으로 돌아가서 왕에게 엎드려 사정을 했습니다.

‘대왕이시여, 소인이 진료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심한 가뭄에 든 연못을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수많은 물고기가 떼죽음을 할 지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원컨데, 자비를 베푸셔서 저에게 큰 코끼리 스무 마리만 주시면 물을 길어다가 고기의 목숨을 건지겠습니다.

불쌍한 물고기들의 목숨을 건지도록 성은을 베풀어 주시기 바랍니다.’

 

다행히 왕은 평소 유수의 공로를 잘 알고 있는 지라 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장자는 큰 코끼리 스무 마리를 빌리고, 가죽 주머니를 수백 개 빌렸습니다.

가죽 주머니에 물을 가득 담아 코끼리에 싣고 연못에 쏟아 부으니 쉽게 연못은 물로 가득 찼습니다.

장자는 기쁜 마음으로 연못 주변을 돌면서 물속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물고기들이 이상하게도 장자를 따라서 물가를 빙빙 돌아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장자는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물고기들이 그 동안 물이 줄어 물 속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배가 고파서 그러는 줄을 깨달았습니다.

즉시 코끼리를 집으로 보내어 물고기가 먹을 수 있는 먹이를 가져와 물속에 넣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장자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먹이를 보시하여 물고기들의 목숨을 구했으니 이제 이들이 목숨을 마친 후에는 좋은 세상에 태어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무보개여래, 나무보개여래, 나무보개여래...’

보개여래(寶盖如來)에 대해서 지극하게 기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보개부처님께서는 옛날 보살행을 닦을 때 이런 서원을 세웠다고 합니다.

‘시방세계에 모든 중생이 목숨을 마쳐 죽을 때에, 나의 이름을 듣는 이는 33천(天)에 태어날 지어다.’하고.

장자께서도 보개여래의 서원을 말하고 나서 12인연법(因緣法)을 설했습니다.

 

법문까지 해 주고는 두 아들과 함께 흡족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뒤에 연못의 물고기들은 목숨을 마치고는 33천에 태어나게 됩니다.”

 

33천은 도리천이라고 하는 살기 좋은 천상세계입니다.

부처님은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시고는 그 유수 장자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아득한 전생에 바로 부처님 자신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가 경전에 나오는 방생의 효시(嚆矢)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