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인간 몸 받기의 어려움
- 눈 먼 거북이의 비유 -
깊이를 잴 수 없는 큰 바다 밑에 백 년마다 한 번씩 물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눈 먼 거북이가 살고 있었다.
고개를 내밀고 잠깐 동안 떠있다가, 금새 바다 밑의 안식처로 되내려가곤 하였다.
마침 눈 먼 거북이가 물 표면에 떠오를 그 무렵, 금빛나는 멍에 하나가 파도에 이리저리 떠밀리며 쉬지 않고 흘러서 그 바다까지 떠 내려왔다.
공교롭게도 때 맞추어 물 위로 떠오르던 거북이의 고개가 금빛나는 멍에의 한 가운데를 정확히 뚫었다.
이 비유에서 거북이는 윤회에 허덕이는 어느 생명을 상징한다.
큰 바다의 표면은 복된 세계이다.
그 거북이는 어리석음에 가리워 지혜의 눈을 잃어버려서,올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들처럼 눈이 멀어 있다.
인간이 진지하게 다르마를 실천하고자 할 때, 심지어는 경전을 읽거나 진언을 외고자 할 때조차 늘 그 자신의 육체와 언어와 생각이 스스로를 방해하듯이 거북이 또한, 자기 자신의 딱딱한 등껍질에 둘러 싸여 있다.
또 거북이가 살고 있는 깊은 바다 속은 우리가 사는 낮고 열등한 세계를 의미한다.
이와 같이 그 넓은 바다 속에 살면서 백 년마다 한 번씩 물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거북이가, 어쩌다가 파도에 밀려 떠 내려온 금빛나는 멍에에 목을 걸 수 있는 확률은 지극히 적다.
마찬가지로 짧은 인간의 목숨을 받고 태어나 다르마를 실천할 의지를 갖는다는 사실도 매우 드물고 귀한 일이다.
한량없는 세월 중에 붓다가 계시는 시간은 아주 짧다.
혹 붓다가 세상에 출현하신다 하더라도 다르마의 수레바퀴를 굴리시는 일이 드물다.
그러므로 사람이 살아있는 다르마의 전통(불교의 스승들)을 만날 수 있는 밝은 경전이 있지만 스승의 도움 없이는 그 내용을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귀한 인간 몸 받기의 원인이 되는 행위에 대해 숙고함으로써 열 여덟가지 복된 조건의 귀중함을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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