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어느 날 지네가 뱀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자네를 매우 이상한 친구라고 생각하네."
"왜 그런가?"
"자넨 발이 없으면서도 잘 나아가니 말일세."
"나야 꿈틀꿈틀 하면서 비늘을 이용하여 앞으로 나아가면 되지만, 이상한 것은 오히려 자넬세."
"내가 어째서?"
"자넨 그 많은 발을 어떻게 헷갈리지 않고 움직여 앞으로 나아가는가?"
지네는 그때까지 그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자기가 수십 개나 되는 발을 어떤 순서에 따라 내닫는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뱀과 헤어진 다음, 지네는 자기의 발걸음에 유념하여 궁금증을 풀려하였습니다.
"자, 이발을 먼저 움직이고 나서……."
그러나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지네는,
"이 발을 움직여 나갈 때 이 발은 이렇게 나가고……."
하며 천천히 걸어보았지만 그의 발걸음은 평상시처럼 걸어지지 않았습니다.
지네는 마침내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염려가 지나치면 염려하지 않음보다 못합니다.
채근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지위가 너무 높지 말 것이니 너무 높으면 위태로워지기 쉬우며,
능한 일에 힘을 다 쓰지 말지니 다 쓰고 나면 쇠퇴하게 되며,
처세는 너무 고상하지 말 것이니 너무 고상하면 비방과 모함이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