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73도에서도, 151도의 끓는 물에서도 사는 이 동물, 타디 그레이드
지난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가브리엘 기퍼즈 미 연방 하원의원의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비행을 떠난 우주왕복선 인데버호에는 기퍼즈 의원의 남편 마크 켈리 선장을 포함한 6명 우주인 말고도 특별한 생명체가 동승했다.
이름은 타디그레이드(Tardigrade). ‘느림보 동물’이란 뜻의 이 생명체는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극한의 생존 조건에서도 살아남는 놀라운 생명력으로 유명한 ‘동물’이다. 타디그레이드는 16일간 우주비행에 나선 인데버호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라는 극한의 환경에서 생명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과학자들에게 제공해 인간을 포함한 유기체의 생명을 보존하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도록 하는 일이다.
타디그레이드는 번데기같은 몸체에 여덟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 다 자란 성체(成體)의 크기는 1.5㎜ 정도다. 현미경으로 본 얼굴 모습과 걷는 모양이 곰과 비슷하다고 해서 ‘물곰(water bear)’으로도 불린다. 5억3000만년 전 캄브리아기에 출현한 생물로 과학자들은 ‘완보동물(緩步動物)’이라는 독자적인 생물군으로 분류한다.
타디그레이드는 기체의 부피가 ‘제로’가 되는 절대영도(영하 273도)에서도 생존하며 끓는 물 온도보다 높은 151도에서도 살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6000m가 넘는 히말라야 산맥이나 깊이 4000m의 바다 속에서도 발견된다.
남극과 북극, 사막과 적도지역 등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살아간다. 생물에게 치명적인 농도의 방사성 물질 1000배에 달하는 양에 노출돼도 생명을 이어간다. 전 세계에 1000여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끼 같은 식물의 세포액을 빨아 먹는다. 전체 개체수는 파악되지 않지만 바닷물 1리터 당 2만5000마리 정도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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