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아이의 순수함으로

難勝 2011. 5. 21. 06:08

 

어느 한 할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은 뒤부터 평소와 달리 난폭해지기 시작했다.

 

식구들에게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욕을 하고 싸움을 걸기도 했다.

심지어 의사와 간호사들에게까지 난폭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전문 상담가도 소용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와 가끔 만나던 동네 꼬마가 병문안을 왔다.

내심 식구들은 걱정 했지만 30분이 지난 후, 아이는 웃는 모습으로 병실을 나왔다.

꼬마는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찾아와 할아버지와 시간을 함께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할아버지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사람들과 자연스레 어울렸으며, 대화도 부드럽게 나누었다.

 

할아버지의 변화에 놀란 식구들이 꼬마에게 물었다.

‶할아버지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한 거니?”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는데요.”

‶아니, 매번 30분씩이나 할아버지와 함께 있으면서 아무 말도 안 했다는 거니?”

 

꼬마가 해맑은 얼굴로 대답했다.

“전 그냥 할아버지가 우시기에 같이 울었을 뿐이에요.″

 

흔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지나치기 쉬운 노인들의 獨苦를 꼬마의 천진한 관심과 배려로 변화를 일으키게 한 이야기 한토막입니다.

'사람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젊은 연인들  (0) 2011.05.23
비밀번호  (0) 2011.05.22
타디 그레이드(Tardigrade) - 극한 조건에서도 살아남는 생명력  (0) 2011.05.19
신선(神仙) 이야기  (0) 2011.05.18
제주 추사 김정희 유배길  (0) 2011.05.17